SK 세든, 관리지수 1위의 진정한 에이스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06-17 12:36 | 최종수정 2013-06-18 06:43


9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한화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SK 선발투수 세든이 한화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6.09.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투수가 경기를 이기게 할 수는 없지만, 무실점으로 막는다면 비기게 할 수는 있다. 타자들이 타점을 올려야 팀이 승리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선 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래서 타자가 아닌 투수에게 승리 혹은 패전, 홀드, 세이브 등의 기록이 따라붙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SK는 미스터리한 상황이다. 16일까지 치른 54경기 가운데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것이 무려 30번에 이른다. 9개팀 중 가장 많다. 선발의 평균자책점도 4.04로 정확히 중간인 5위이다. 그런데 팀 성적은 7위에 그치고 있다. 최근 4연패를 당했다. 철벽 불펜이었던 박희수가 정우람의 군 입대 후 마무리로 전환하면서 불펜에 확실한 믿을맨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타선도 신통치 않다. 타율과 홈런 1위인 최 정만 고군분투할 뿐 박정권 박재상 정근우 등이 좀처럼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송은범을 내주고 KIA에서 데려온 김상현도 아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여기에 활력소가 됐던 중고신인 한동민과 이명기가 부상으로 동시에 빠진 것도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외국인 에이스 세든은 투수진을 꿋꿋하게 이끌고 있다. 세든은 17일 현재 평균자책점이 1.98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9개팀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1점대다. LG 리즈(88⅓이닝)에 이어 2번째로 많은 86⅓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13경기에 나와 퀄리티스타트도 10번을 기록중이다. 경기당 최소 5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비록 지난 15일 KIA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전까지 3점 이상을 허용한 경기가 없었다. 당초 팀 동료인 레이예스의 이름값이 더 높았지만, 한국 무대에선 세든이 더 잘 적응하고 있다.

약한 팀 타선으로 인해 6승(4패)에 그치고 있지만,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최고의 관리능력을 지닌 선발투수로 평가받는 것은 당연하다. 세든이 '2013 프로야구 스포츠조선 테마랭킹' 6월 셋째주 투수 경기관리능력 선발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08, 득점권 피안타율은 1할4푼으로 두 항목을 합산한 관리지수 1.22를 기록, 지난달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던 윤성환(삼성·1.229)을 간발의 차로 앞서며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2위 윤성환에 이어 3위는 다승 1위(8승)와 평균자책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양현종(KIA)이 차지했다. 4위와 5위에는 LG의 초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리즈(1.453), 신정락(1.455)이 이름을 올렸다.

구원 부문에선 삼성 마무리 오승환이 올 시즌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WHIP이 0.52에 불과, 득점권 피안타율이 3할3푼3리임에도 불구하고 관리지수 0.853에 그치며 2위 김성배(롯데·1.026)를 압도했다. 오승환은 일주일만에 등판한 16일 NC전에서 7-7로 맞선 연장전에 나와 2이닝동안 3개의 탈삼진을 잡으며 무승부를 이끌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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