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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 팬들이 많이 안 와서 플레이가 재미없을 때가 있다. 경기 집중력이 떨어진다."(롯데 손아섭)
롯데의 지난 시즌 홈 총 관중은 130만명을 넘었다. 홈 경기당 평균 관중이 2만명을 웃돌았다. 하지만 올해는 18일 현재 40만633명이 사직구장을 찾았다. 홈 경기당 평균 관중이 1만3814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6000명 정도가 줄었다. 롯데는 이번 시즌 홈에서 29경기를 했지만 아직 한번도 매진이 되지 않았다. 시즌 최다 관중은 2만7313명으로 지난 15일 한화전이었다. 매진(2만8000석)에 687명이 부족했다.
그동안 롯데 구단은 팀 성적 부진과 관중 감소가 겹치면서 고민이 깊었다. 롯데는 5월초에 7위까지 곤두박질쳤다. 투타 밸런스가 들쭉날쭉한 가운데 실책 도미노 현상까지 나타났다. 홈 최소 관중이 6451명(4월 17일 넥센전)까지 떨어졌다.
롯데는 팬들의 비판을 경청했다. 지난해 말 FA가 된 후 팀을 떠난 홍성흔(두산) 김주찬(KIA)의 사례를 보면서 스타 선수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테이블석 등 일부 좌석에 한해 올린 가격 인상의 심리적 저항이 예상외로 강했다는 것도 알았다. 실제로 값을 올린 테이블석의 판매는 지난해 보다 떨어지지 않았다. 입장권 가격을 인상했다는 것만으로도 골수팬이 아닌 경기장으로 올까 말까 망설이는 초보팬들의 발길을 막은 것이다. 또 팀 컬러를 마운드를 앞세운 '지키는 야구'로 바꾼 것도 화끈한 공격 야구에 익숙한 팬들의 눈에 거슬렸을 것으로 봤다.
최근 롯데의 경기력이 달라졌다. 홈런 같은 장타는 잘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소총부대'로 변모한 롯데 타자들의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짜임새가 생겼다. 팀 평균자책점 3위(3.86)인 마운드가 잘 버터주면서 투타 밸런스가 잡히고 있다. 지난달 29일 승률 5할 복귀 이후 줄곧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면서 4강 싸움을 하고 있다. 1위 삼성과 4.5게임차이고, 2위 넥센과도 2게임차 밖에 나지 않는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최근 롯데의 전력이라면 계속 4강 싸움을 해볼만하다고 보고 있다. 롯데 구단은 팀 경기력이 올라가면서 싸늘했던 팬들의 시선도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했다.
롯데는 이런 분위기를 살려 '팬심'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오는 26일 경남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 입장권 가격을 대폭 할인했다. 챔피언스 데이 이벤트로 15일부터 예매시 1,3루 지정석(평소 1만~1만2000원)과 외야 자유석(7000원)을 1999원에 팔고 있다. 또 테이블석(최고 4만원)도 반값으로 인하했다.
롯데는 지난 5년 연속으로 4강에 들어 포스트시즌을 했다. 롯데팬들은 이제 4강을 넘어 우승을 기대한다. 롯데 구단의 목표도 우승이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지난 1992년이었다. 21년 전의 일이다. 전문가들은 롯데 야구가 2000년대 초중반 침체기를 지나 로이스터 감독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이후 양승호 감독과 김시진 감독으로 이어지면서 투타 밸런스가 잡혀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의 롯데 야구는 화끈한 공격 야구는 아니지만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 승부를 걸어볼만한 '지켜서 이기는 야구'로 변모하는 중이다. 팬들도 이제 롯데 야구의 다른 재미를 느껴 볼 때가 됐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