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도무지 알수 없는 유창식의 제구력 난조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6-16 20:03


한화 유창식이 16일 부산 롯데전에서 또다시 극심한 제구력 난조를 드러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도대체 원인이 무엇일까.

한화 왼손 투수 유창식이 좀처럼 제구력 난조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원인을 도무지 알 수가 없으니 한화는 답답하기만 하다. 유창식은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3⅔이닝 동안 5안타 5볼넷을 허용하고 4실점한 뒤 강판했다. 또다시 극심한 제구력 불안을 드러내며 선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유창식은 지난 11일 한 달 가까운 2군 생활을 마치고 1군에 올랐다. 당시 김응용 감독은 "되든 안되든 써봐야 한다. 2군에서 공을 많이 던졌다"며 그의 호투를 기대했다. 유창식 본인도 "많이 던지고 많이 맞았다. 완벽하게 제구가 잡힌 느낌은 아니지만, 내려가기 전보다 힘이나 로케이션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날 롯데를 상대로 보여준 피칭 내용은 시즌 초와 별반 달라진 점이 없었다. 갑작스럽게 제구력이 무너지는 모습은 여전했다. 유창식은 1~3회까지 3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았지만, 4사구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고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롱런'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나 4회 들어 그런 기대는 한 순간 무너졌다. 9타자를 맞아 볼넷을 무려 5개나 허용했고, 폭투 2개를 기록했다. 송진우 투수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에 올랐지만, 제구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선두 강민호에게 우월 2루타를 맞으며 4회를 시작한 유창식은 전준우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1,2루에 몰렸다. 이어 좌타자 박종윤을 좌익수플라이로 잘 처리했지만, 이후 제구력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7번 정 훈 타석때 폭투를 범했고, 정 훈을 볼넷으로 내보낸데 이어 박기혁에게 풀카운트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첫 실점을 했다. 이때 송 코치가 마운드로 가 마음을 진정시켰지만, 유창식의 제구력은 호전되지 않았다. 이승화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다시 한 점을 허용한 유창식은 2사 2,3루서 황재균 타석때 또다시 폭투를 범했다. 127㎞짜리 슬라이더가 원바운드로 포수 뒤로 빠지자 3루주자 정 훈이 홈을 밟았다. 유창식은 계속된 3루에서 황재균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고, 조성환에게 우전적시타를 맞으며 4실점째를 기록했다. 이어 손아섭을 또다시 볼넷으로 내보내자, 결국 송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투수를 김광수로 교체했다.

이로써 유창식은 올시즌 15경기에서 25⅓이닝 동안 26개의 볼넷을 기록하게 됐다. 이닝당 평균 1개 이상의 볼넷을 꼬박꼬박 내준 셈이다. 유창식의 제구력 난조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 지난 겨울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유창식은 제구력을 잡기 위해 송 코치와 머리를 맞대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시즌 시작 이전만 해도 제구력이 잡혀 올해 큰 일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컸던게 사실이다. 지난달 16일 유창식을 1군에서 제외할 당시 김응용 감독도 "시즌 전에는 국내 최고였다"고 했을 정도다. 하지만 시즌 시작후 그의 고질적인 문제는 전혀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송진우 코치는 "투구폼이 일정치 않으니 릴리스포인트가 던질 때마다 다르다. 그러니 제구력이 잡힐 리가 없다"고 진단했다. 김 감독은 "연습때는 최고인데, 마운드만 올라가면 다른 투수가 된다"며 심리적인 측면을 이유로 들었다. 결국 실전에만 오르기만 하면 투구 밸런스가 불안해진다는 것인데, 2군서 던질 때는 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답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1군에 올라온 뒤로는 또다시 '영점 잡기'에 매달려야 하는 안타까운 처지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