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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원인이 무엇일까.
하지만 이날 롯데를 상대로 보여준 피칭 내용은 시즌 초와 별반 달라진 점이 없었다. 갑작스럽게 제구력이 무너지는 모습은 여전했다. 유창식은 1~3회까지 3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았지만, 4사구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고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롱런'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나 4회 들어 그런 기대는 한 순간 무너졌다. 9타자를 맞아 볼넷을 무려 5개나 허용했고, 폭투 2개를 기록했다. 송진우 투수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에 올랐지만, 제구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선두 강민호에게 우월 2루타를 맞으며 4회를 시작한 유창식은 전준우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1,2루에 몰렸다. 이어 좌타자 박종윤을 좌익수플라이로 잘 처리했지만, 이후 제구력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7번 정 훈 타석때 폭투를 범했고, 정 훈을 볼넷으로 내보낸데 이어 박기혁에게 풀카운트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첫 실점을 했다. 이때 송 코치가 마운드로 가 마음을 진정시켰지만, 유창식의 제구력은 호전되지 않았다. 이승화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다시 한 점을 허용한 유창식은 2사 2,3루서 황재균 타석때 또다시 폭투를 범했다. 127㎞짜리 슬라이더가 원바운드로 포수 뒤로 빠지자 3루주자 정 훈이 홈을 밟았다. 유창식은 계속된 3루에서 황재균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고, 조성환에게 우전적시타를 맞으며 4실점째를 기록했다. 이어 손아섭을 또다시 볼넷으로 내보내자, 결국 송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투수를 김광수로 교체했다.
송진우 코치는 "투구폼이 일정치 않으니 릴리스포인트가 던질 때마다 다르다. 그러니 제구력이 잡힐 리가 없다"고 진단했다. 김 감독은 "연습때는 최고인데, 마운드만 올라가면 다른 투수가 된다"며 심리적인 측면을 이유로 들었다. 결국 실전에만 오르기만 하면 투구 밸런스가 불안해진다는 것인데, 2군서 던질 때는 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답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1군에 올라온 뒤로는 또다시 '영점 잡기'에 매달려야 하는 안타까운 처지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