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전 속에 빛난 류현진의 병살 유도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6-13 15:47


선발투수의 기본적인 임무는 어떻게 해서든 실점을 최소화해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한 경기서 가장 많은 안타를 허용하고도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하며 선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서부지구 라이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안타를 내줬지만 3실점으로 막아내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의 호투를 펼쳤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던 4월3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10안타를 허용했던 류현진은 그보다 많은 안타를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위기에서 집중력을 과시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류현진은 27명의 타자를 맞아 볼넷 2개를 내주고 삼진은 2개를 잡아냈다. 특히 18개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땅볼을 유도해 잡은 것이 11개나 됐다. 전반적으로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낮은 코스로 공을 던져 땅볼을 유도했다. 올시즌 13차례 등판에서 10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이 2.72에서 2.85로 조금 나빠졌다. 다저스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6대8로 패했다.

류현진은 1회 1사후 게라도 파라와 폴 골드슈미트에게 연속안타를 맞았으나, 4번 코디 로스를 투수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83마일짜리 슬라이더를 가운데 낮은 코스로 던져 땅볼을 유도했다. 2회에도 병살 유도가 빛났다. 선두 미구엘 몬테로에게 92마일 직구를 던지다 좌전안타를 내준 류현진은 이어 오른손 타자 마틴 프라도를 맞아 90마일 직구를 바깥쪽 낮은 코스로 던져 2루수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3회에는 1사후 안타와 볼넷으로 1,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파라와 골드슈미트를 모두 땅볼아웃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4회 4개의 안타를 연속으로 얻어맞으며 한꺼번에 3점을 내줬다. 21개의 공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개가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였다. 선두 로스가 빗맞은 3루쪽 내야안타로 나가자 류현진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5번 몬테로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6번 프라도에게 한복판 직구를 던지다 첫 실점을 했다. 이어 7번 좌타자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맞아 볼카운트 1B2S에서 5구째 또다시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적시타로 연결됐다. 그러나 류현진은 8번 클리프 페닝턴을 79마일짜리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 순간 3루주자가 홈을 밟아 3실점째가 됐지만, 다음타자 투수 패트릭 코빈을 3루수 직선아웃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5회에도 류현진은 1사후 파라를 내야안타로 내보낸 뒤 골드슈미트를 91마일짜리 가운데 낮은 직구로 3루 땅볼을 유도, 병살타로 잡아내며 가볍게 이닝을 끝냈다. 6회에도 2안타와 1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페닝턴을 91마일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뒤 대타 윌리 블룸키스트를 1루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다.

타석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3루타를 터뜨리며 화끈한 방망이 실력을 선보였다. 다저스는 0-3으로 뒤진 5회말 9명의 타자가 나가 6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4-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1사 3루서 라몬 에르난데스의 땅볼 때 후안 유리베가 홈을 밟아 1점을 만회한 다저스는 알렉스 카스텔라노스의 2루타로 다시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류현진이 볼카운트 2B1S에서 코빈의 4구째 93마일 가운데 높은 직구를 밀어쳐 우익수 글러브 밑으로 빠지는 타구를 날리며 3루까지 진루했다. 다저스는 닉 푼토와 마크 엘리스의 연속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하며 류현진에게 승리 요건을 만들어줬다. 그러나 류현진에 이어 7회 등판한 크리스 위드로가 동점을 허용해 류현진의 승리를 날려버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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