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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동안 롤러코스터를 탄 셈이지."
'꾸준함'이라는 가치는 어쩌면 6개월이 넘는 긴 시즌을 치러야 하는 프로야구팀에 가장 중요한 것일 수도 있다. 정규시즌은 한 두번의 경기 결과로 희비가 나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시기에는 극강의 전력을 자랑하다가도 갑자기 위기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상 팀의 희비는 이런 상승과 침체의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갈린다.
올 시즌 거침없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던 KIA가 시즌 초반 두 달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26일 광주 NC전을 끝으로 4일간의 휴식에 들어간다. 시즌 두 번째로 맞이하는 중간 휴식일정이다. 이후 31일부터 다시 광주에서 LG와 3연전을 치른다. 5월의 잔여경기는 31일 LG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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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KIA 선동열 감독은 지난 2개월간의 팀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이날 NC전을 앞둔 선 감독은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표현했다. 워낙에 좋았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기복이 심했던 팀 분위기를 표현한 말이다.
실제로 KIA는 시즌 초반 꽤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시범경기에 이어 개막 초반에도 투타에서 막강한 전력을 보여주는 듯 하다가 4월 3일 대전 한화전에서 김주찬이 왼쪽 손목 골절상을 당하는 바람에 휘청였다. 하지만 곧바로 신종길이 그 빈자리를 화려하게 채우며 5연승을 이끌었다. 그 덕분에 KIA는 4월 16일부터 5월 1일까지 보름간 단독 1위를 질주했다. 이 기간에는 단 한 차례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5월 들어서는 연패가 많아졌다. 특히 지난 7일 광주 롯데전부터 12일 포항 삼성전까지 시즌 첫 5연패를 당한 것이 뼈아팠다. 이때부터 KIA는 3위와 4위를 오락가락하게 된다. 타선이 집단 무기력증에 빠졌고, 믿었던 선발진도 휘청였다.
선 감독은 이런 상황들을 설명하며 "너무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온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좋을 때나 안좋을 때나 늘 꾸준한 모습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6월에 부상자들이 복귀하고 나면 조금은 더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꾸준한 전력을 유지하려면 선발진이 보다 힘을 내어 안정적으로 던져줘야 한다"고 했다.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KIA는 원래 '강한 선발-약한 불펜'의 특징을 지녔던 팀이다. 그러나 5월초 SK와의 트레이드 후 정작 불펜은 강해졌는데 선발이 약해진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돌아온 에이스 윤석민과 베테랑 서재응, 그리고 김진우 등이 최근 연이어 부진했다.
이를 두고 선 감독은 "불펜을 보강했더니 희한하게 선발이 또 약해진 상황이다. 소사와 양현종만이 제 몫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 최근 선발투수들에게 '너희들이 분발해줘야 팀이 안정감있게 치고 나갈 수 있다'고 분발을 촉구했다"면서 결국 6월 이후 팀이 선두권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선발의 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연 KIA가 본격적인 시즌 중반으로 접어드는 6월에 다시 힘을 되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