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지난 두 달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5-26 20:26 | 최종수정 2013-05-27 06:24


KIA가 5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14일 광주구장에서 열렸다. KIA가 3-1의 승리를 거두며 5연패 후 귀중한 1승을 거뒀다. 승리투수가 된 김진우가 선동열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광주=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5.14/

"두 달 동안 롤러코스터를 탄 셈이지."

'꾸준함'이라는 가치는 어쩌면 6개월이 넘는 긴 시즌을 치러야 하는 프로야구팀에 가장 중요한 것일 수도 있다. 정규시즌은 한 두번의 경기 결과로 희비가 나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시기에는 극강의 전력을 자랑하다가도 갑자기 위기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상 팀의 희비는 이런 상승과 침체의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갈린다.

정말로 강한 팀은 상승세를 탈 때와 위기에 빠졌을 때의 전력차가 크지 않다. 전력이 약간 감소했더라도 긴 연패를 겪지 않고, 버텨내는 힘이 있는 팀이야말로 '강팀'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래서 '꾸준함'이라는 가치가 중요한 것이다.

올 시즌 거침없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던 KIA가 시즌 초반 두 달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26일 광주 NC전을 끝으로 4일간의 휴식에 들어간다. 시즌 두 번째로 맞이하는 중간 휴식일정이다. 이후 31일부터 다시 광주에서 LG와 3연전을 치른다. 5월의 잔여경기는 31일 LG전 뿐이다.


KIA와 NC의 2013 프로야구 주말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26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1사 1루 KIA 양현종이 NC 지석훈을 병살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한 후 서재응 김진우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5.26/
26일 NC전에서 7대4로 승리하며 KIA는 43경기에서 23승19패1무로 승률 5할4푼8리를 기록하게 됐다. 순위로는 두산에 이어 4위다. 승률 5할에서 4승을 더했으니 나쁜 성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인 팀 치고는 좋다고 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 NC와의 3연전에서 1승2패로 위닝시리즈를 내준 것이 꽤 손해로 남았다.

그렇다면 KIA 선동열 감독은 지난 2개월간의 팀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이날 NC전을 앞둔 선 감독은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표현했다. 워낙에 좋았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기복이 심했던 팀 분위기를 표현한 말이다.

실제로 KIA는 시즌 초반 꽤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시범경기에 이어 개막 초반에도 투타에서 막강한 전력을 보여주는 듯 하다가 4월 3일 대전 한화전에서 김주찬이 왼쪽 손목 골절상을 당하는 바람에 휘청였다. 하지만 곧바로 신종길이 그 빈자리를 화려하게 채우며 5연승을 이끌었다. 그 덕분에 KIA는 4월 16일부터 5월 1일까지 보름간 단독 1위를 질주했다. 이 기간에는 단 한 차례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5월 들어서는 연패가 많아졌다. 특히 지난 7일 광주 롯데전부터 12일 포항 삼성전까지 시즌 첫 5연패를 당한 것이 뼈아팠다. 이때부터 KIA는 3위와 4위를 오락가락하게 된다. 타선이 집단 무기력증에 빠졌고, 믿었던 선발진도 휘청였다.


선 감독은 이런 상황들을 설명하며 "너무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온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좋을 때나 안좋을 때나 늘 꾸준한 모습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6월에 부상자들이 복귀하고 나면 조금은 더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꾸준한 전력을 유지하려면 선발진이 보다 힘을 내어 안정적으로 던져줘야 한다"고 했다.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KIA는 원래 '강한 선발-약한 불펜'의 특징을 지녔던 팀이다. 그러나 5월초 SK와의 트레이드 후 정작 불펜은 강해졌는데 선발이 약해진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돌아온 에이스 윤석민과 베테랑 서재응, 그리고 김진우 등이 최근 연이어 부진했다.

이를 두고 선 감독은 "불펜을 보강했더니 희한하게 선발이 또 약해진 상황이다. 소사와 양현종만이 제 몫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 최근 선발투수들에게 '너희들이 분발해줘야 팀이 안정감있게 치고 나갈 수 있다'고 분발을 촉구했다"면서 결국 6월 이후 팀이 선두권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선발의 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연 KIA가 본격적인 시즌 중반으로 접어드는 6월에 다시 힘을 되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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