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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나이트, 잘 던지고 싶으면 잘 뛰어라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5-26 15:32 | 최종수정 2013-05-26 15:32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나이트가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5.23.

넥센 우완 에이스 나이트(38)가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러닝을 한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목동구장 그라운드 외곽을 크게 몇 바퀴를 돌았다. 약 30분 정도를 달린 것 같다.

나이트는 1975년생. 우리 나이로 올해 39세다. 투수로서 정점을 찍고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선수 은퇴를 바라볼 시점이다. 그렇지만 나이트는 지난해와 올해 분명한 넥센의 에이스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는 식으로 마운드에서 빼어난 기량을 보여준다. 나이트 주무기 싱커는 위력적이다.

선동열 KIA 감독이 투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러닝이다. 이 스포츠의 가장 기본인 달리기가 안 되면 투수가 마운드에서 한 시즌 내내 위력적인 투구를 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런데 러닝이 잘 안 되는 선수가 제법 있다.

선 감독이 러닝 얘기를 할 때마다 예를 드는 선수가 KIA 김진우다. 김진우는 발목이 안 좋아 선 감독의 기대 만큼 러닝을 오래 못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5이닝이상 긴 이닝을 버티면서 한 시즌을 버티기 위해선 하체에 힘이 있어야 한다. 그 힘을 유지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달리기가 되야 한다. 그래서 선발 투수는 등판한 다음날 러닝을 기본적으로 해줘야 한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초여름엔 더욱 러닝이 중요하다. 하체가 무너지면 제구력 등이 동시에 흔들리고 부상도 동반할 위험이 크다.

나이트의 마지막 등판은 23일 두산전이었다. 7⅓이닝 1실점 호투했다. 나이트는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4월까지 시즌 4승으로 잘 나갔다. 하지만 이후 아내의 출산 때문에 미국을 다녀온 후 5월 3경기에 등판,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잠시 주춤했던 나이트는 다시 안정을 찾았다. 승수를 쌓는 건 큰 문제가 안 된다.

나이트는 컨디션 관리에 있어 진정한 프로다. 그는 2011시즌 무릎이 좋지 않아 고전했다. 2011년 15패로 한시즌 최다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16승(4패)으로 다승 2위를 했다. 평균자책점이 2.20으로 최고의 짠물 피칭을 했다. 국내무대에서 용도폐기될 위기를 딛고 일어섰다. 고질적인 무릎 통증에서 벗어났다. 나이트는 계속 달린다. 무릎이 다시 아프지 않기 위해서 꾸준히 러닝을 해주어야 한다.
목동=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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