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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마저 무너진 두산, 돌파구 안보인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5-22 21:57


두산 선발 니퍼트가 6회 집중타를 맞고 강판하고 있다. 전날 벤치클리어링까지 벌인 끝에 대패를 당한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를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이번에는 에이스가 무너졌다.

두산의 마운드 붕괴, 그 참담함이 심상치 않다. 도미노 현상이다. 에이스인 더스틴 니퍼트마저 난타를 당했다. 두산은 22일 잠실 넥센전에서 니퍼트를 선발로 내세웠으나 4대8로 패했다. 전날 벤치클리어링까지 벌인 끝에 패배의 수모를 안긴 넥센을 상대로 에이스를 내세워 기분 좋은 승리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한숨뿐이었다. 니퍼트는 5⅓이닝 동안 9안타, 2볼넷을 내주고 7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넥센을 상대로 올시즌 첫 등판한 니퍼트에게는 국내 데뷔 이후 최악의 피칭이었다. 한껏 물오른 넥센 타선을 감당해내지 못했다. 두산 타선은 선발 김병현 등 넥센 투수들을 상대로 8안타, 4득점을 올리며 힘을 쏟았지만, 니퍼트의 실점이 너무 많았다.

두산의 5월 성적을 보자. 이날까지 19경기에서 8승11패를 기록했다. 주목할 것은 소위 대량실점이라고 하는, 10실점 이상 기록한게 4경기나 된다는 점이다. 전날 '불문율' 논쟁에 따른 벤치클리어링 사태까지 겪으며 7대15로 크게 진 것을 비롯해 지난 8일 인천 SK전(13실점), 12일 잠실 NC전(17실점), 18일 대전 한화전(14실점)서 마운드가 초토화되는 수모를 당했다. 전날까지 5월 팀평균자책점 7.05로 9개팀중 가장 나쁜 수치를 기록했다. 마운드 왕국으로 불렸던 두산의 현주소는 '동네북' 수준이다.

이날 니퍼트는 6승 도전에 나섰지만, 넥센 타자들의 정확히 맞히는 타격에 한 순간 무너졌다. 니퍼트는 2회초 2사 1,2루서 허도환에게 145㎞짜리 직구를 던지다 우중간 2루타를 맞고 2실점했지만, 5회까지 추가 실점을 막으며 제몫을 다하는 듯했다. 그러나 투구수 90개를 넘긴 6회 들어 구위와 제구력이 형편없이 떨어졌다. 앞서 두 타석 이상 니퍼트를 상대한 넥센 타자들은 정확히 짧게 끊어치는 타격으로 공격을 이어갔다. 선두 이택근이 120㎞짜리 커브를 가볍게 받아쳐 중전안타를 치며 포문을 열자 박병호가 볼넷을 얻어내며 찬스를 1,2루로 이어갔다. 5번 강정호는 147㎞ 몸쪽 직구를 좌전적시타로 연결했으며, 6번 이성열은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주자들을 2,3루로 진루시켰다. 이어 오 윤의 빗맞은 중전안타로 2점을 추가한 넥센은 김민성의 좌중간 2루타로 한 점을 더 보탰다. 계속된 2사 2루서 서건창이 바뀐 투수 이혜천으로부터 적시타를 추가하며 스코어를 7-1로 벌렸다. 니퍼트는 이택근부터 김민성까지 6회 6명의 넥센 타자들에게 정신없이 난타를 당했다. 위기관리능력만큼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니퍼트지만, 한 번 흔들린 제구력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다.

두산의 마운드 불안은 시즌 시작부터 예견됐던 바다. 야심차게 재영입하려 했던 히메네스의 예상치 못한 부상이 시발점이었다. 대신 개릿 올슨을 데려왔지만, 그 또한 4월초 3경기에 등판한 뒤 사타구니 부상을 입고 2군으로 내려가 40일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3선발 이용찬은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 과정을 밟고 있다. 투수진 리더인 김선우도 2승4패, 평균자책점 4.54로 부진을 보이고 있고, 지난 시즌 선발 변신에 성공한 노경은도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붙박이 마무리 없는 불펜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나마 믿었던 니퍼트를 앞세우고도 이날 패배를 당했으니, 두산의 충격은 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23일 넥센전을 마치면 나흘간의 휴식에 들어간다. 마운드를 재정비할 수 있는 기간이다. 올슨이 이번 주말 2군 등판을 한 뒤 다음 주 복귀가 예정돼 있는데다 지친 불펜투수들도 힘을 비축할 수 있어 반전의 기회는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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