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로야구에서 웬만한 타자들은 각자 응원가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응원단에서 가요나 팝송의 좋은 음악을 가져다가 가사를 입혀 선수 각각의 응원가를 만들고 그 타자가 타석에 섰을 때 팬들과 함께 힘차게 부르며 힘을 불어넣어준다. 응원가는 잘 바꾸지 않기 때문에 그 선수의 상징처럼 되고 선수 역시 그 곡에 애착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선수가 팀을 옮길 때는 응원가도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전 구단의 응원가를 다시 쓰기는 쉽지 않기 때문. 새 팀에 왔으니 새로운 응원가와 함께 새 출발을 하자는 의미로 응원단에서 제작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이전 구단측에서 쓰는 것을 반대할 수도 있다.
당연히 KIA측에서 김상현이 SK에서도 응원가를 쓸 수 있도록 흔쾌히 허락을 해준 덕분이었다. KIA는 지난 2011년에도 장성호를 한화로 트레이드시킨 뒤 장성호가 응원가를 한화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해줬다. 장성호는 올시즌 롯데로 와서도 그 응원가를 그대로 쓰고 있다. KIA가 사용 허락을 해줬기 때문에 한화 역시 롯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해줬다. 장성호처럼 3팀에서 뛰면서도 하나의 응원가만 쓰게 된 경우는 희귀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듯.
반면 두산 홍성흔의 경우는 응원가가 3개다. 2008년까지 두산에서 뛴 홍성흔은 2009년 FA로 롯데로 옮긴 뒤 새로운 응원가를 들으며 경기에 나섰다. 올시즌 두산으로 컴백해 예전 응원가를 쓸 줄 알았지만 홍성흔은 다시 새 응원가를 받았다. 응원단에 강렬한 곡으로 만들어달라고 요청까지 했다.
SK 조인성의 경우는 LG시절의 응원가를 쓰고 싶지만 LG에서 허락을 해주지 않은 경우다. LG시절 그룹 ABBA의 'Dancing Queen'에 가사를 입힌 응원가를 썼던 조인성은 지난해 FA로 SK에 새 둥지를 틀었지만 LG때의 응원가를 계속 쓰고 싶어했다. 하지만 LG는 다른 선수에게 그 곡을 물려주겠다며 거부의사를 SK에 밝혔고, SK는 다른 곡으로 조인성의 응원가를 만들었다. 조인성은 올해도 LG시절의 응원가를 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LG 선수 중 그 응원가를 쓰는 선수가 없기 때문. SK가 다시 LG에 문의했지만 대답은 여전히 '노(No)'였다. 역시 다른 선수에게 주겠다는 이유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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