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 벌써 10개 추신수 많이 맞는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4-23 12:51 | 최종수정 2013-04-23 12:51


신시내티 추신수가 벌써 10개의 사구를 기록했다. 톱타자로 출루에 최선을 다하는 점은 인상적이지만, 부상의 위험도 높다. 스포츠조선 DB

맞아도 너무 맞는다. 신시내티 레즈 추신수가 벌써 10개의 사구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볼넷 2개, 사구 1개를 기록했다. 안타는 치지 못했으나 올시즌 19경기 연속, 지난 시즌까지 포함해 32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투수가 던진 공에 맞는 수난이 이어졌다.

추신수는 0-2로 뒤지던 6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상대 왼손 선발 트래비스 우드의 초구에 오른팔을 맞고 출루했다. 추신수는 살짝 피해봤지만, 76마일(122㎞)짜리 느린 커브가 오른팔을 약하게 스쳤다. 올시즌 10번째 몸에 맞는 공으로 신시내티 역사상 월간 최다 사구 기록이다. 지난 1903년 5월 마이크 돈린이 세운 9개의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

물론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가장 많은 수치이다. 뉴욕 양키스의 케빈 유킬리스가 4개로 이 부문 2위이며, 신시내티를 제외한 메이저리그 29개팀의 팀사구는 모두 10개 이하다. 추신수의 사구 빈도가 독보적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사구가 지나치게 많아 부상의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추신수는 사구에 관한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2011년 6월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왼손 투수 조나단 산체스의 공에 왼손 엄지를 맞고 골절상을 입어 수술까지 받아 두 달 가까이 재활에 매달린 적이 있다. 당시 치명적인 부상 때문에 타격감을 잃은 추신수는 사구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했다. 산체스는 캔자스시티로 옮긴 지난해에도 4월 추신수의 엄지를 또다시 맞히며 악연을 이어갔다.

이같은 부상이 또 발생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추신수가 올해 사구가 부쩍 많아진 것은 톱타자로 타순을 옮기면서 적극적인 타격을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시즌초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쾌조의 컨디션을 이어가자 상대 투수들이 견제의 목적으로 몸쪽 위협구를 많이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추신수는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다고 했다. 몸에 맞는 공, 그로 인한 부상도 야구의 일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사구 기록은 189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휴이 제닝스가 세운 51개다. 양대리그가 시작된 1901년 이후로는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론 헌트가 1971년 기록한 50개가 시즌 최다기록이다. 올시즌 19경기에서 10개를 기록했으니, 지금의 페이스라면 81개의 사구가 가능하다.

1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추신수는 3회 2사 2루서 상대 왼손선발 트래비스 우드로부터 볼넷을 얻어 걸어나가며 연속경기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6회 사구에 이어 7회 2사 3루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2-2로 맞선 연장 10회에는 1사 2루서 고의4구를 얻어냈다. 12회에는 좌익수플라이로 아웃됐다.

추신수는 이날까지 타율 3할6푼6리, 출루율을 5할2푼1를 기록했다. 신시내티는 연장 13회 접전 끝에 5대4로 역전승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지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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