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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 프로야구에서 주목 받는 신인들이 있다. 니혼햄에서 투타 겸업을 시도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19), 한신의 선발 후지나미 신타로(19) 그리고 요미우리의 대졸 신인 스가노 도모유키(24)다. 3명과 함께 2013시즌 신인 빅4로 꼽혔던 소프트뱅크 선발 히가시하마 나오(23)는 시즌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6.48로 부진했다.
요즘 프로야구에선 과거와 달리 루키들이 바로 두각을 드러내는 걸 보기가 어렵다. 야구팬들은 괴물 류현진(LA 다저스)이 2006년 한화 입단 첫 해 18승으로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차지했던 짜릿한 기억을 갖고 있다. 그후 류현진 만큼 신선한 충격을 던진 신인은 없었다. 신인상은 중고 신인들의 전유물이 되다시피했다.
프로 입단 첫 해 루키들은 고전하기 일쑤다. 올해 신인 중 최고 계약금 6억원을 받았던 투수 윤형배(NC)는 어깨 통증으로 재활군에 있다. 큰 기대를 모았지만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윤형배와 함께 NC의 우선 지명을 받았던 이성민은 최근 1군 등록이 말소됐다. 넥센의 조상우, 한화 조지훈, 롯데 송주은 등 9개팀에서 뽑은 1순위 선수 중 단 한명도 1군에서 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청소년대표팀을 이끌었던 이정훈 한화 퓨처스(2군) 감독은 요즘 고교 선수들의 기본기가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청소년대표로 뽑힐 정도의 선수들도 합숙 훈련을 해보면 특히 수비에서 나오지 말아야 할 실수가 너무 많다고 했다.
요즘 중고교야구의 나쁜 트렌드 중 하나가 딱딱한 기본기 훈련 보다 게임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기본기를 가르치려고 하면 어린 선수들과 학부모가 싫어한다는 것이다. 게임을 많이 해서 상대를 이기는 요령을 빨리 습득하길 원한다. 그러다보니 고달픈 수비 훈련 등 기본이 되어야 할 것들을 제대로 배우지 않고 성장한다. 그렇게 비정상적으로 커온 선수들은 프로에 들어가면 단번에 실체가 드러난다. 또 고교 시절 특출나 혹사했던 선수들은 프로 입단 이후 바로 수술을 받고 재활로 첫 해를 보내는 경우도 많다.
일본야구기구(NPB)는 시들한 일본야구 인기를 끌어올릴 돌파구를 오타니, 후지나미 같은 루키들에게서 찾고 있다. 일본은 다르빗슈 유(텍사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등 스타들의 연이은 메이저리그 진출로 볼거리가 줄고 있다. 국내야구도 다르지 않다. 류현진과 추신수(신시내티)가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할수록 국내야구 흥행은 주춤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볼거리를 찾아야 떨어지는 인기를 회복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들은 자원 부족만 탓할 때가 아니다. 일본엔 고교팀이 4000개가 넘고, 한국엔 고교팀이 50여개로 적다는 식상한 얘기는 이제 지겹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