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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진다" vs "문제없다"
10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SK와 넥센전은 양 팀 사령탑의 은근한 신경전과 함께 대비되는 전략 때문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런데 이 감독은 과감히 좌완 투수를 이틀 연속 넥센전에 내보냈다. 아무리 넥센 타자들이 전날 세든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더라도 2경기 연속이라면 적응했을 가능성이 있겠지만, 이 감독은 "두 선수가 다른 스타일이기에 상관없다"고 잘라 말했다.
즉 세든이 최고 구속 144㎞정도에 불과하지만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잘 섞어 완급조절을 하는 스타일이라면 레이예스는 150㎞가 넘는 직구를 마음대로 뿌리며 빠른 템포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유형이라는 것. 이 감독은 "좌완이라는 공통점만 있을 뿐 투구 패턴이 전혀 다르기에 익숙해질 수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넥센 염경엽 감독은 "두 투수의 스타일이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타자들에겐 전날 세든을 상대한 경험이 도움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 감독과는 반대로 당초 이날 예정된 좌완 강윤구 대신 우완 김영민을 선발 카드로 내밀었다. 전날 넥센의 선발이 좌완 밴 헤켄이었기에, SK 타자들에게 익숙함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등판 로테이션을 조정한 것이다.
그럼 누구의 전략이 들어맞았을까? 일단 두 감독의 선택이 모두 들어맞았다. SK 레이예스는 9이닝동안 피안타 2개, 2볼넷, 8탈삼진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완봉승을 이끌었고, 넥센 김영민은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6⅓이닝동안 4피안타에 5볼넷 1실점으로 역시 호투했다.
결국 야구에서 정답이란 없다. 그만큼 오묘하고 복잡한 스포츠라는 얘기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