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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잘 나가는 KIA에 숨어있는 함정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4-07 12:26 | 최종수정 2013-04-07 12:26


30일 광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넥센과 KIA의 개막전이 열렸다. 2회초 1사 만루 넥센 장기영의 2루수앞 땅볼 때 KIA 유격수 김선빈이 서건창을 포스아웃 시킨 후 1루 악송구를 하고 있다. 김선빈의 실책으로 KIA는 추가로 2실점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3.30/

2013시즌 초반 KIA 타이거즈의 기세가 무섭다. 막강한 화력과 안정된 선발진을 앞세워 6일까지 5승1패로 1위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진 않는다.

모처럼 베스트 전력이 가동되고 있고, 김주찬의 부상을 신종길이 잘 메워주고 있다. 하지만, 잘 나갈 때일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 불안 요소가 없는 게 아니다. 은근히 자주 나오는 야수진의 수비실책이 눈엣가시처럼 보인다.

미국 NBA의 '황제'로 군림했던 마이클 조던은 일찌기 이렇게 말했다. '공격은 관중을 모으고, 수비는 우승을 만든다'. 그러나 이 말은 비단 프로농구에만 적용되는 금언은 아니다. 종목을 막론하고, 수비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지도자는 없다. 진정으로 강한 팀은 물샐 틈 없는 수비력으로 상대를 쓰러트린다.

KIA 선동열 감독 역시 친정팀에 부임한 이후 지속적으로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올해 초 팀의 첫 합동훈련 때도 선 감독은 '우승'을 목표로 내세우면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수비력의 강화'를 강조했었다. 그래서 지난해 시즌 후 마무리 캠프나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수비 훈련에 큰 비중을 뒀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런 훈련의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냉정히 말해 시즌 초반 KIA의 수비에서 '빈틈이 없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수치상에서도 나타난다. KIA는 6일 현재 야수 실책 6개로 SK와 함께 공동 8위다. 신생팀 NC(8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실책을 범한 셈이다. 경기수 별로 따지면 NC가 경기당 2개꼴(8경기 4실책)이고, SK는 경기당 1.2개(5경기 6실책) 그리고 KIA는 경기당 1개(6경기 6실책) 꼴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는 해도 좋은 모습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비록 3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최근 2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삼성이 실책수 '0'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KIA의 수비력이 아직 완성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삼성은 KIA가 올 시즌 목표인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숙적이다. 그런데 실책에서 이런 식의 차이가 계속된다면 향후 중요한 게임에서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

선수별로는 주전 유격수 김선빈과 역시 주전 외야수 김원섭이 2개씩 총 4개를 합작했고, 포수 김상훈과 백업 내야수 홍재호가 1개씩 범했다. 아직 크게 두드러진 수치라고는 할 수 없다. 시즌 초반에 몸이 덜 풀린 탓이라고 감싸줄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 스스로 분명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


특히 수비력의 근간인 센터라인(포수-투수-유격수, 2루수-중견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격수 김선빈의 실책은 경우에 따라 치명적일 수 있다. 물론 김선빈은 데뷔 후 지금껏 수비력에서 팀에 커다란 기여를 해왔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빠른 몸놀림과 강한 송구가 일품이었다.

그래서 시즌 초반의 실책은 김선빈의 실력이 저하된 탓이라기 보다는 당일 컨디션과 그라운드 상황에 따른 돌발 상황이었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게다가 김선빈은 올해 초 나온 수비의 실책을 화끈한 공격으로 충분히 만회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KIA가 진정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수비에서의 작은 실수라도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 시즌 초반 좋은 분위기를 만났을 때 작은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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