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 감독 "짧게 보면 KIA, 길게보면 두산이 강하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3-24 13:07


김응용 한화 감독.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다들 우리보다 강하던데."

김응용 한화 감독(72)에게 시범경기를 해본 소감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지난해 말 한대화 전 감독의 후임으로 한화 사령탑에 오른 김 감독은 올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하는 제9구단 NC 다이노스와 함께 가장 주목받고 있다. 해태 타이거즈와 삼성 감독으로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고, 삼성 사장을 거쳐 70대에 현역 감독으로 복귀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김 감독은 지난해 말 사령탑에 오른 직후 "프로팀이 우승을 노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했고, 4강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에이스 류현진이 빠진 가운데 특별한 전력 보강 요인이 없는 지난해 꼴찌팀 한화가 감독이 바뀌었다고 단번에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김 감독도 밖에서 본 한화와 실제 한화는 많이 다르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선수들의 안이한 자세를 질책하기도 했다. 많은 야구인들이 한화가 NC와 함께 유력한 꼴찌 후보라고 전망하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김 감독은 "NC랑 빨리 붙어봐야 겠다"며 웃었다.

그럼 김 감독은 올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대다수 전문가들이 꼽는 올해 3강은 삼성과 KIA, 두산이다. 김 감독은 이 세 팀의 장점을 이야기하면서도 약점도 지적했다.

지난해 우승팀 삼성은 올해도 유력한 우승 후보다. 김 감독은 정현욱과 권오준이 빠진 불펜 공백을 삼성의 부족한 점으로 꼽았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든든했던 두 선수가 빠져 류중일 감독의 고민이 클 것"이라면서 "내가 남의 팀 걱정할 때가 아닌데"라며 웃었다. 삼성은 정현욱이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 LG로 이적했고, 권오준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해 주축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고전했던 KIA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막강 화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부상 때문에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던 이범호 최희섭 등이 온전한 전력으로 합류했다. 마운드도 9개 구단 중 최고 수준이다. 시범경기 1위 KIA는 선수 대다수가 벌써 컨디션이 최상으로 올라왔다는 평가다.

그러나 김 감독은 "지난해처럼 주축선수가 부상으로 빠지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백업자원이 풍부하지 못해 부상 선수가 나올 경우 고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더라도 시즌 내내 최고의 전력을 유지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전체적인 전력에서 KIA보다 두산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김 감독은 "KIA가 두산에 비해 좋은 선수가 많아 보이는데, 두산은 선수층이 두텁다. 두산의 경우 몇몇 선수가 빠지더라도 공백을 메울 수 있다. 짧게 보면 KIA가 강해보이지만, 길게 보면 두산이 낫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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