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옥춘이', 롯데 고무 봉지 응원 잊지 않았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3-22 14:10 | 최종수정 2013-03-22 14:10


5년 만에 돌아와 롯데 유니폼을 입은 옥스프링은 더 현명해졌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옥춘이(옥스프링)'가 5년 만에 돌아왔다. 그는 2007년 시즌 중반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14경기에 등판, 4승5패(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그 이듬해 다시 LG에서 29경기에 등판, 10승10패(평균자책점)를 올렸다. 팬들은 옥스프링을 '옥춘이'라고 불렀다. 그는 팬들이 만들어준 애칭을 알고 있었다. 애정의 표현으로 이해했다. LG는 옥스프링과 재계약을 원했다. 하지만 그의 팔꿈치가 문제였다. 결국 수술을 받아야 했다.

옥스프링의 올해 나이 36세. 돌아와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는 30대 초반의 옥스프링은 아니었다. 그는 고향 호주 시드니에서 야구를 계속했다. 낮에는 은행에서 일했다. 그리고 시간을 내서 마운드에 올랐다. 최근 옥스프링은 호주 국가대표로 뽑혀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나갔다. 호주는 본선 1라운드에서 한국, 대만, 네덜란드와 같은 조였다. 롯데는 옥스프링을 주목했다. 그는 5년의 시간이 무색했다고 한다. 나이는 들었지만 그가 던지는 공은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구위가 더 좋아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롯데는 소속팀 국가대표 송승준 전준우 등에게 전화를 걸어 옥스프링의 구위를 확인하기까지 했다. 옥스프링의 공을 지켜본 한국 심판도 구위가 좋다는 평가를 했었다고 한다. 잘 던졌던 커브가 그대로 살아 있었다. 체인지업도 구위가 좋아졌다. 롯데는 옥스프링 카드를 예의주시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다른 외국인 선수 후보 3~4명도 고려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정규시즌 개막(30일)이 다가오자 옥스프링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21일 내한한 옥스프링이 바로 선수단에 합류했다.

옥스프링은 "굉장히 흥분된다. 한국에 선수로 다시 올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싶어했다. 몸 상태도 100%에 가깝다고 했다. 실전 등판도 가능한 상황이다. 그는 합류, 하루 만에 불펜 피칭을 했다. 정민태 투수 코치는 "괜찮았다"고 김시진 롯데 감독에게 보고했다. 김시진 감독은 25일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옥스프링을 올리겠다고 했다. 50~60개의 공을 던질 예정이다.

옥스프링은 "수술이 잘 됐다. 회복도 잘 됐다. 불편한 거 없다. 수술 이후 아무런 문제 없다. 부상의 두려움도 없다"고 했다. 일부에선 옥스프링의 부상 재발 위험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옥스프링은 몸 상태에 확신이 찬 듯 말했다.

그는 "5년전 보다 야구적으로 더 현명해졌다. 위기 상황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다. 몸 관리와 경기 운영 부분도 달라졌다. 야구를 하는데 있어 성숙해졌다"고 했다.

옥스프링은 열광적인 롯데팬들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고무 봉지 응원을 얘기했다. 오렌지색 봉지를 머리에 매는 장면을 말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자신의 애칭인 옥춘이도 알고 있었다. 그는 "팬들이 나를 그렇게 불러주는 건 커뮤니티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이다. 무척 감동적이었다.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롯데는 옥스프링이 선발 10승 이상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희망 승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분명한 개인 목표는 있다고 했지만 수치를 말하지 않았다. 옥스프링은"팬들이 가진 목표 보다 내가 맘속으로 갖고 있는 목표가 더 크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매번 등판할 때마다 팀 승리에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욕심이 더 많은 선수다"고 했다.
창원=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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