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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은 "선수 때는 열심히 하는 줄 몰랐는데, 코치로 함께 해 보니 너무 고생이 많다"고 했다.
애제자 이종범 주루코치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코치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해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지난해 말 스승 김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한화 코치로 부임했다. 지도자 '이종범'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던 터. 김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부터 이 코치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코치는 "우리 팀 야수중에서는 김태균 이대수 등 몇명을 빼놓고는 경험이 적다. 뭔가 풀어가는 능력이 아직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내가 경험한 것을 아무리 이야기해 줘도 선수 본인이 깨닫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시범경기 들어 아직 기대했던 만큼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선수들을 향한 조언이었다.
한화는 전날까지 시범경기 1승4패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처졌다. 팀타율(2할1리)과 팀평균자책점(6.80) 모두 9개팀중 가장 낮다. 하지만 시즌 개막까지는 아직 열흘 남짓 남아있기 때문에 좀더 부딪히고 보완해 나간다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이 코치는 "최근 5~6년 동안 처져 있어서 선수들이 잘해 보려고 하는 의지가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많은 이야기와 조언을 듣지만, 지금과 같은 경우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야구는 개인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 시즌 들어가면 단순하게 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선수들이 부담감을 벗기를 바랐다. 90년대 '타이거즈'를 왕조를 이끌었던 이 코치 역시 선수 시절 선배들로부터 이 같은 말을 수없이 들었다고 한다.
이 코치는 지난 15일 목동 넥센전때 외야수 정현석에게 글러브 하나를 선물했다. 지난 2년간 2군 경찰청에서 뛴 정현석에게 거는 기대가 커 미국 롤링스 제품의 새 글러브를 주며 "열심히 잘 해라"라고 격려해 줬다. 이 코치는 "현석이 뿐만 아니라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는 언제든 선물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 코치의 후배들에 대한 물심양면 지원이 시즌 개막 이후 결과물로 잘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