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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잡은 경기를 놓친 LG는 울었고, SK는 정규시즌을 방불케 하는 대타 작전으로 기분좋은 역전승을 챙기며 웃었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양팀에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선수들이 있었으니 나란히 선발로 등판했던 레다메스 리즈와 여건욱이었다.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상황 속에 2013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로 LG에서, 그리고 한국무대에서 3년차를 맞는 리즈에게 이번 시즌은 그 어느 시즌보다 중요하다. 첫 해는 한국야구에 적응을 하는 시즌이었다. 11승을 거두며 나름 선전했지만 기대에는 못미친다는 평가였다. 지난 시즌은 악몽과 같았다. 시즌 초반 마무리로 낙점받았지만 적응하지 못하며 시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시즌 막판 선발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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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마운드 전체가 비상이다. 때문에 선발진에 과부하가 걸렸다. 세든과 레이예스의 두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선발 후보로 거론되던 송은범, 채병용 등이 구멍난 불펜을 메워야 할 지경이다. 때문에 확실한 선발카드가 더욱 필요한 상황. 여기서 혜성같이 등장한 선수가 여건욱이다. 지난 9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호투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여건욱은 이날 경기에서 5이닝 6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146km에 이르는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안정적으로 던졌다. 많은 안타를 허용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능력과 동료들의 호수비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에게 "꾸준히 잘해주고 있다. 선발진 구성에 좋은 현상"이라는 칭찬을 들었을 정도로 인상적인 피칭이었다.
여건욱은 경기 후 "직구가 좋았는데 유리한 카운트에서 구종선택을 잘못해 많은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위기관리능력이라고 생각한다"는 성숙한 자세를 보인 여건욱은 "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