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에이스로-SK의 희망으로, 리즈-여건욱 호투의 의미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3-14 16:32


14일 인천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 LG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 리즈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3.14/

다잡은 경기를 놓친 LG는 울었고, SK는 정규시즌을 방불케 하는 대타 작전으로 기분좋은 역전승을 챙기며 웃었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양팀에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선수들이 있었으니 나란히 선발로 등판했던 레다메스 리즈와 여건욱이었다.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상황 속에 2013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로 LG에서, 그리고 한국무대에서 3년차를 맞는 리즈에게 이번 시즌은 그 어느 시즌보다 중요하다. 첫 해는 한국야구에 적응을 하는 시즌이었다. 11승을 거두며 나름 선전했지만 기대에는 못미친다는 평가였다. 지난 시즌은 악몽과 같았다. 시즌 초반 마무리로 낙점받았지만 적응하지 못하며 시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시즌 막판 선발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올해 리즈는 LG의 에이스로 거듭나야 한다. 선발진이 약한 LG로서는 리즈와 주키치가 선발진의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시작은 순조롭다. 지난 9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첫 등판해 4이닝 2실점(1자책점)의 괜찮은 투구를 선보였다. 이어 SK전에서 5이닝 1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명불허전의 강속구와 새롭게 연마한 커브가 빛났다. 두 경기에서 보여준 구위와 제구라면 지금의 활약을 설레발로 치부하기는 힘들다. 리즈는 경기 후 "전체적인 투구에 만족한다. 개막에 맞춰 더 잘 준비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14일 인천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 LG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SK 선발 여건욱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3.14/
여건욱은 SK 선발진의 떠오르는 희망이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SK 유니폼을 입었다. 2011 시즌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감투상을 받으며 차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친 후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시 팀에 합류했다.

SK는 마운드 전체가 비상이다. 때문에 선발진에 과부하가 걸렸다. 세든과 레이예스의 두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선발 후보로 거론되던 송은범, 채병용 등이 구멍난 불펜을 메워야 할 지경이다. 때문에 확실한 선발카드가 더욱 필요한 상황. 여기서 혜성같이 등장한 선수가 여건욱이다. 지난 9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호투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여건욱은 이날 경기에서 5이닝 6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146km에 이르는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안정적으로 던졌다. 많은 안타를 허용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능력과 동료들의 호수비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에게 "꾸준히 잘해주고 있다. 선발진 구성에 좋은 현상"이라는 칭찬을 들었을 정도로 인상적인 피칭이었다.

여건욱은 경기 후 "직구가 좋았는데 유리한 카운트에서 구종선택을 잘못해 많은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위기관리능력이라고 생각한다"는 성숙한 자세를 보인 여건욱은 "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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