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스타, 매니 라미레즈(41·도미니카공화국)가 대만프로야구에서 새출발한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은 13일(한국시각) 일제히 라미레즈의 대만 진출 소식을 전했다. 라미레즈는 대만의 EDA 라이노스 구단과 11월까지 8개월간 월급 2만5000달러(약 2740만원)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에 합의했다.
하지만 라미레즈에게 돈은 중요한 조건이 아니었나보다.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그는 "대만에서 뛰게 된 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대만행은)선택하는 과정에서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미레즈는 빅리그 통산 타율 3할1푼2리 555홈런 1831타점에 빛나는 강타자다. 하지만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나 금지약물 복용을 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특히 2011년 받은 100경기 출전정지 처분은 퇴출로 이어졌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라미레즈는 지난해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왔다.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복귀를 꾀했지만, 마이너리그 17경기서 홈런 없이 타율 3할2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해엔 고국에서 열린 윈터리그에 18년만에 나서면서 '재취업'을 노렸다. 타율 2할9푼8리 8홈런 27타점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하나 싶었지만, 그를 찾는 구단은 없었다.
결국 선택한 건 머나먼 대만이었다. 라미레즈는 대만프로야구에서 최고 수준 외국인선수들이 받는 연봉의 두 배가 넘는 돈을 받는다. 또한 구단 측은 라미레즈에게 자택과 2명의 전임 경호원을 제공했다. 대만의 '초특급 용병' 라미레즈, 제2의 야구인생은 어떤 모습일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