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인기 걱정? WBC성적보다 경기력이 중요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03-06 10:42


한국 프로야구는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인기가 되살아 났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으로 시작한 한국 야구의 거침없는 질주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WBC 준우승 등으로 야구를 잘 몰랐던 팬들의 관심을 받았고, 그 관심이 프로야구로 이어져 지난해엔 처음으로 700만 관중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러한 야구 인기를 바탕으로 숙원이었던 10구단까지 창단하게 됐다.

잘나갈 때 오히려 걱정이 크다고할까. 많은 야구인들이 이번 WBC 결과에 주목했다. 성적이 좋다면 야구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지만 기대한 성적을 얻지 못한다면 인기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그런데 한국 대표팀은 예상외로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우승을 바라보던 한국이 생각지도 않았던 네덜란드에게 졸전을 하며 0대5의 패배를 당했고 나머지 2경기를 승리했음에도 그 패배를 극복하지 못하고 2라운드가 열리는 일본에 가지 못하고 한국으로 되돌아왔다.

WBC의 열기가 곧바로 정규시즌으로 이어지길 기대했지만 이젠 예전처럼 시범경기로부터 서서히 야구 열기를 끌어올려야한다. WBC 성적에 대한 실망감이 관중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래도 일단 대만전에 승리를 거둔 것은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평가다. 대만에게마저 졌다면 한국 야구에 대한 실망감이 더욱 커졌을텐데 막판 역전승으로 조금의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됐다.

국내 야구팬 층이 여성에게로 확대된 것도 관중 감소에 대한 우려를 조금은 씻게 해준다. 프로야구의 관중 증가는 국제대회를 보면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야구장을 찾게된 여성 팬들 덕분이었다. 충성심이 높은 여성 관중들 덕분에 성적이 좋지 않은 팀도 관중은 늘었다.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한번 나빴다고 당장 관중이 발길을 끊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국제대회 한번으로 버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내 야구의 질이 중요하다. 야구가 재밌다면 관중이 줄어들 이유는 없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돈을 주고 보러온 경기의 질이 나빠진다면 팬들은 쉽게 발길을 돌리게 된다. 최근 인기와 함께 구단들은 관중석을 고급스럽게 바꾸면서 입장료를 인상해왔다. 자신의 낸 돈의 가치를 하지 않게 되면 팬들은 당연히 발길을 돌린다.

특히 올해는 9구단 NC가 1군에서 처음으로 뛰게 됐다. NC의 경기력에 따라 관중수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 NC의 경기력이 좋지 않다면 타구단 팬들은 NC 경기는 당연히 이긴다는 생각과 재미없다는 생각에 관심을 끊을 수 있다. 연고지 창원 등 경남 출신의 원정팬들 역시 초반엔 응원을 하러 경기장을 찾지만 성적이 너무 형편없을 경우 외면할 수도 있다.

WBC의 예상외 탈락은 프로야구에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경고를 했다. 그 경고를 받아들이고 또한번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5일 오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털 구장에서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R 대만과 한국의 경기가 열렸다. 3대2로 승리한 한국 대표팀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타이중(대만)=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