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구 총재, 국제대회 데뷔전 참패 씁쓸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3-04 11:42 | 최종수정 2013-03-04 12:48


★…4일 호주전 선발로 송승준이 예고됐습니다. 송승준은 전날 타이중구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에서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간단히 몸을 푼 뒤 선수단 버스에서 휴식을 취했는데요.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인터뷰에 응한 과정이 참으로 '승승준'다웠습니다. 전날 네덜란드전 패배 후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송승준의 인터뷰를 조심스럽게 요청했는데요.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에 응할 의무는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송승준은 KBO관계자가 취재진의 의사를 전달하자 이렇게 얘기했답니다. "감독님께서 인터뷰를 삼가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이럴수록 더 당당하게 나서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이죠. 선수에 따라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하기도 하는데요. 송승준은 오히려 인터뷰를 자청한 듯한 모습으로 기자들에 앞에 섰습니다. 특히 "나라에 먹칠을 하는 짓은 안하겠다"는 말이 인상적이더군요.

★…KBO 수장인 구본능 총재가 대만을 찾았는데요. 지난 1일 대만에 도착해 2일 네덜란드전을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직접 관전했답니다. 구 총재가 지난 2011년 8월 취임후 WBC와 같은 전국민적 관심을 끄는 대회를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당시 0-3으로 뒤지고 있던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구 총재는 '설마'했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무기력한 경기로 결국 완패를 당하자 씁쓸한 표정으로 구장을 떠났습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전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하는 등 남다른 야구 열정을 과시하는 구 총재로서는 취임 이후 일종의 국제대회 데뷔전이나 다름없었는데, 첫 경기에서 지고 말았으니 기분이 오죽했겠습니까. 3일 한국 기자단과 가진 식사 자리에서 구 총재는 "송구하다. 전훈지를 잘못 택한건지, 음식이 안맞는건지"라는 표현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더군요.

★…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타선 침묵 때문에 답답한 마음이 극에 달한 것 같습니다. 3일 타이중 구장에서 훈련을 지휘한 류 감독은 잠시 시간을 내 한국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이승엽의 선발출전 등 4일 호주전 선발 타순에 관한 질문을 받자 "정말 나도 답답해서 그러니 여러분들이 타순을 짜셔 가져오시면 적극 검토하겠습니다"라며 하소연을 하더군요. 류 감독은 소속팀 삼성에서 타순을 짤 때는 타격코치가 작성한 타순과 자신의 것을 비교해 같을 경우 그대로 가고, 다른 경우에는 타격코치의 이유를 들어보고 타당성이 있으면 자신이 만든 타순에 손을 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양상문 수석코치, 박정태 김한수 타격코치와 머리를 맞대고 타순을 짜지만 아직은 정답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죠. 타순이 중요한 전략이기는 하지만, 결국 타자들 컨디션이 나쁜 것을 뚜렷하게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뜻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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