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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WBC 에이스 다나카, 치명적 '쿠세' 발견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2-13 06:26 | 최종수정 2013-02-13 06:26


야구 용어 중 '쿠세'라는 게 있다. '버릇'을 말한다. 일부 투수의 경우 특정 구종을 던질 때 습관 처럼 독특한 동작을 취한다. 보통 때와는 다른 팔의 각도와 손의 높이 등을 말한다. 따라서 이 쿠세가 상대편에 간판당할 경우 투수는 힘들어지게 된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연패를 노리는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25·라쿠텐)에게 치명적인 쿠세가 있는 것으로 판명났다고 일본 스포츠전문지 산케이스포츠가 13일 보도했다.

변화구 구종인 스플릿터와 슬라이더 구종이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다나카의 이런 쿠세를 지적한 사람은 2013시즌을 앞두고 라쿠텐에 합류한 외국인선수 앤드류 존스다. 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434홈런을 친 베테랑 강타자다. 이번 제3회 WBC에선 네덜란드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다나카와 존스는 12일 일본 오키나와 구메지마캠프에서 가진 자체 청백전에서 맞대결했다. 다나카는 2이닝 동안 2안타1볼넷 1실점했다. 2회 선두 타자 케이시 맥게히에게 좌익선상의 폴대를 때리는 큼지막한 홈런를 맞았다.

그의 최고 구속은 146㎞. 아직 조정기를 거치고 있어 최고 구속인 150㎞를 넘어서지 않았다. 문제는 구속이 아니었다. 존스는 다나카가 어떤 구종을 던질 지 대충 감을 잡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직구가 올거야. 스플릿터와 슬라이더는 손을 떠나기 직전에 구종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존스가 놀라운 관찰력을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다나카의 손목 각도 차이를 보고 스플릿터와 슬라이더를 간파했다는 것이다.

다나카는 "과제가 명확해졌다. 존스가 설마 거기까지 이야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대표인 존스는 본선 1라운드를 통과할 경우 2라운드에서 일본과 맞대결할 수 있다. 네덜란드는 1라운드에선 한국, 대만, 호주와 같은 조다. 따라서 존스는 WBC가 끝날 때까지 다나카의 버릇을 얘기해줄 필요가 없었다.


다나카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천금같은 지적을 받아 위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됐다.

한국대표팀은 최근 일본 선수들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다나카의 쿠세를 찾아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현미경 분석으로 유명한 일본 야구에서 그동안 다나카의 이런 쿠세를 찾아내지 못했을까. 아니면 갑자기 다나카에게 그동안 없었던 버릇이 새롭게 생긴걸까.

다나카는 2011년 일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을 받았다. 이번 일본 대표팀에서 제1선발이 유력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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