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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새 소속팀인 신시내티 레즈는 지난 시즌 마무리였던 아롤디스 채프먼의 보직을 선발로 바꾸기로 했다. 채프먼은 지난해 3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51을 기록하며 팀의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 2009년 쿠바를 탈출해 이듬해 신시내티와 6년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채프먼이 풀타임 마무리로 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채프먼은 빠른 공, 연투능력, 배짱 등 마무리 투수에게 필요한 조건을 두루 갖췄다. 지난해 1203개의 투구수 가운데 스피드건에 100마일(161㎞) 이상 찍힌게 242개나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신시내티는 그런 그에게 선발을 맡기려 하고 있다. 지난해 30경기에서 8승9패를 기록한 마이크 리크라는 수준급 5선발이 있는데도 말이다.
선발 후보가 풍부한 KIA는 김진우를 마무리로 염두에 두고 있다. KIA는 외국인 투수 2명과 윤석민 서재응 양현종 등 선발 자원이 차고 넘쳐 지난해 선발로 10승을 올린 김진우를 마무리로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반면 한화는 외국인 투수 2명과 유창식 김혁민 등 4명을 선발로 정한 가운데 5선발은 경쟁을 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마무리는 지난해 16세이브를 올린 안승민이 다시 맡을 공산이 크다. 한화의 경우 선발진을 꾸리는 자체도 힘에 부친다. 마무리를 새롭게 찾을 여유가 없어 그나마 경험이 있는 안승민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산은 지난해 부동의 마무리였던 프록터를 포기하고 히메네스를 영입했다.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인 35세이브를 기록한 프록터를 포기한 이유는 불안한 투구 내용 때문. 게다가 2010년 두산서 14승을 올린 히메네스의 몸상태가 괜찮다는 판단을 하고 재영입한 것이다. 마무리는 홍상삼이 맡는다. 지난해 셋업맨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홍상삼은 마무리 경험이 없다. 건강상태가 완벽한 히메네스를 다시 데려오고 홍상삼을 '불확실한' 마무리로 선택했다는 것은 선발진 강화를 먼저 생각했다는 의미가 된다. SK는 군에 입대한 기존 마무리 정우람의 공백을 박희수에게 맡길 계획이다. SK의 경우 선발투수중 마무리를 선택할 상황이 못되기 때문에 박희수 이외에는 사실상 대안이 없다.
반면 삼성과 넥센, 롯데는 각각 오승환, 손승락, 김사율 등 기존 마무리가 건재하기 때문에 오로지 선발진 강황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2명과 장원삼 윤성환 차우찬 배영수 등 여전히 선발진이 막강하다. 넥센은 나이트-밴헤켄의 원투펀치를 도울 3명의 선발투수를 찾고 있고, 롯데 역시 선발진 구축에 신경을 쏟고 있다. NC는 신생팀이기 때문에 투수진 구성 방침이 기존 팀들과는 다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