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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손민한, 선수협 문제 본인이 풀어야"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1-20 11:39



"(선수협)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본인이 매듭짓고 오라고 했어요."

손민한이 NC에서 재기할 수 있을까. 손민한은 지난주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소속 선수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했다. 그라운드 복귀를 앞두고 나선 행보다.

현재 NC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중이다. 지난 15일 출국해 9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출국 전 마산구장에서 진행된 훈련 때 김경문 감독에게 손민한의 얘길 꺼낸 적이 있다. 당시 김 감독은 "다시 받아주려고 훈련시키는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사실상의 'OK'사인이다.

하지만 김 감독도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선수협 회장 시절 불거졌던 '초상권 비리' 문제였다. 김 감독은 "민한이한테도 확실히 말했다. 확실하게 사과를 하든 다른 방법을 쓰든, 그 문제는 본인이 풀고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손민한의 복귀 시도는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11년 말 롯데에서 방출된 뒤 NC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제주도에서 개인훈련을 하던 차에 NC가 제주도에 캠프를 차리자 김 감독을 직접 찾아갔다.

사실 두 사람은 그라운드에서 별다른 인연이 없다. 하지만 김 감독은 고려대 후배인 손민한을 거둬들였다. 그라운드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와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려는 진정성을 봤다. 또한 신생팀엔 손민한 같은 베테랑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짧은 이닝이라도 막아주면 큰 힘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손민한. 스포츠조선DB
메디컬테스트까지 마치고 입단을 준비하고 있던 손민한의 발목을 잡은 건 초상권 비리였다. 선수협 회장을 지낸 그에게 지울 수 없는 과거였다. 자신이 선임했던 전 사무총장이 게임업체로부터 선수 초상권 독점 사용을 대가로 로비 자금을 받았고, 공금에까지 손을 댔다.

NC 입단이 공론화되자 선수협 얘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신생팀으로서 신중을 기하던 NC는 결국 손민한 영입을 철회했다. 굳이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을 견딜 필요는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신임 선수협 집행부는 손민한을 고소했다. 전 사무총장의 비리를 묵인했다는 것이다. 10달 가까이 검찰 조사가 진행됐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결국 선수협은 소를 취하하고, 손민한은 기소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1년만에 다시 찾아온 손민한에게 기회를 줬다. 손민한은 이름도 번호도 새겨지지 않은 여벌 유니폼을 받아들고 개인훈련을 시작했다.

현재 손민한은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탈락한 잔류군과 함께 운동하고 있다. NC 잔류군은 스프링캠프 전까지는 진해에서 훈련을 하다 애리조나 전훈이 시작되자 마산구장으로 돌아왔다.

당초 전지훈련 전에 진행될 것으로 보였던 테스트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손민한에 대해 "몸상태는 좋다.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는 상태"라며 "원래 민한이가 구속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은 아니지 않나. 컨트롤이다. 1이닝씩이라도 던져주면 좋고, 본인이 그만큼 못 만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결국 전적으로 손민한이 어떻게 몸을 만드냐에 달려있는 것. 애리조나에서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는 김 감독은 손민한의 상태를 계속해서 보고받고 있다. 선수등록 마감기한인 1월31일 내에 입단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손민한은 현재 언론과 접촉을 자제하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사과문을 발송했다고 모든 게 해결된 건 아니다. 과연 손민한이 선수협 문제를 어떻게 매듭지을까. 그라운드 복귀를 위해서 꼭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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