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LG 이대형, '타격자세 방황' 끝내고 정착?

정안지 기자

기사입력 2012-12-14 10:40 | 최종수정 2012-12-14 16:06



1년 전 LG는 대대적인 코칭스태프 교체를 감행했습니다. 당시 김기태 감독의 선임 못지않게 화제가 된 것은 김무관 타격 코치의 영입이었습니다. 장기간 롯데의 타격 코치로 재임하면서 강타자를 다수 양성하고 롯데를 활화산과 같은 장타력의 팀으로 만든 장본인이 LG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었습니다. 잠재력을 지니고도 실전에서 꽃피우지 못한 LG의 유망주들이 김무관 타격 코치의 지도로 만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LG의 타자 유망주 중에는 이대형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1983년생으로 올해 만 29세인 이대형에게 '유망주' 딱지를 붙이는 것은 어색하지만 김무관 코치와의 만남을 통해 0.308의 타율과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53개의 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하면서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던 2007년과 같은 모습으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모은 것입니다.

하지만 2012년 이대형은 101경기에 출전해 0.178의 저조한 타율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작년에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9를 기록했던 것보다 출전 경기수가 줄어들고 타율도 하락한 것입니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특별한 부상도 없었지만 1군과 2군을 들락거렸습니다. 기록을 파고들면 출전 경기수는 작년에 비해 3경기만이 감소했지만 타수는 354타수에서 258타수로 크게 줄었습니다. 올해 이대형은 타자로 출전하기보다 대주자, 혹은 대수비 요원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기태 감독이 이대형을 타석에 내보내는 일이 줄어든 것은 이대형이 작년 겨울부터 수정한 타격 자세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체를 고정하지 못하고 물결치는 것 같은 스윙으로 인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힘을 싣지 못해 좋은 타구를 좀처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확실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공을 골라내기보다 배드볼 히터로서 빠른 카운트에서 타격하는 습관까지 더해지면서 이대형은 2012년 최악의 한해를 보냈습니다.

이대형의 부진은 LG로서도 크나큰 손실이었습니다. 리그 최고의 주루능력을 지닌 1번 타자가 타격 부진으로 인해 벤치에 앉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지환이 후반기에 1번 타자로 붙박이 기용된 것은 이대형의 부진으로 인한 궁여지책에 가까웠습니다.

시즌 후반 이대형은 바뀐 타격 자세에 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타격 시 오른발의 움직임을 줄이고 하체를 고정시킨 상태에서 방망이를 짧게 쥐고 휘두른 것이 주효했습니다. 9월 8일 잠실 KIA에서는 12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3루타를 치고 출루해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되었으며 이튿날에는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습니다. 이대형의 활약을 앞세운 LG는 갈길 바쁜 KIA와의 3연전을 싹쓸이했습니다.

이대형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던 페넌트레이스를 마치고 진주에서 열린 마무리 훈련에 참가했습니다. 신진급 선수 위주로 이루어지는 마무리 훈련에 참가한 야수 중 주전 포수로 담금질하고 있는 윤요섭에 이어 이대형은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선수였습니다. 내년이면 만 서른이 되며 동시에 FA를 앞두고 있는 이대형이 매년 이맘 때 반복하는 '내년은 다르다'는 표어를 진정으로 실현시키며 기나긴 타격 자세의 방황을 끝내고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