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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두산에 충성할 일만 남았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11-29 17:31


홍성흔은 친정팀 복귀 소감에 대해 "두산에 너무 감동받았다. 베어스에 충성을 해야 한다. 팀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홍성흔.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이제는 두산 베어스에 충성할 일만 남았습니다."

지난 19일 두산과 FA 계약을 하며 친정팀으로 돌아온 홍성흔은 이후 외부와의 연락을 끊다시피 하며 지냈다. 부산에서 신변정리를 하면서 개인훈련에 몰두했다. 4년간 정들었던 부산을 떠나는 아쉬움이 너무나도 컸다. 그러나 기다리는 두산팬들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마음을 정리해야 했다. 언론과의 접촉도 피했다.

29일 부산에서 홍성흔을 만났다. 홍성흔은 아내 김정임씨와 함께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그동안 담아뒀던 이야기를 풀어냈다. 두산을 택하게 된 이유, 롯데를 떠나야 하는 인간적인 미련 등 거침없이 마음을 쏟아냈다.

"부산에서 이것저것 정리할 것도 많고 개인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부산에서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발길을 떼기가 참 힘들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제는 두산 베어스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홍성흔은 "두산에서 원하는 것이 뭔지 잘 알고 있다"며 "후배들을 이끌고 잘 다독여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다. 물론 야구를 잘 해야 한다. 은퇴할 때까지 두산에 충성할 일만 남은 것 같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어 홍성흔은 "사실 두산이란 팀에 감동을 받았다. 롯데와의 협상이 끝나던 17일밤 0시2분, 김승영 사장님께서 장문의 문자를 보내셨다. 그동안 자기관리를 잘하고 선수로서 유지를 해줘서 고맙고, 두산에 와서 예전처럼 분위기를 살려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뒤에 '하트'를 붙이시기도 했다"며 "그리고 다음날 김태룡 단장님과 만났는데, 계약서에 내가 원하는 조건을 이야기하라고 하시더라. 나를 정말로 이해해주고 필요로 해주신다는 것을 느꼈고, 바로 사인을 했다"며 두산과 고민없이 계약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그러나 두산 말고도 몇몇 팀에서도 홍성흔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홍성흔은 "두산과 첫 연락을 하고 나서 다른 팀에서 더 좋은 조건을 말씀해주셨다. 하지만 두산으로 이미 마음을 굳힌 상황이었다. 죄송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올시즌 장타력 부재로 고전했던 두산으로서는 홍성흔의 가세가 천군만마를 얻은 격. 그러나 김동주와의 포지션 중복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홍성흔은 "3번 김현수, 4번 김동주, 5번 홍성흔이면 최강 타선 아닌가. 프로로서 정정당당히 경쟁해 모두 잘 한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다"며 "동주형이 리더로서 계속 팀을 이끌고, 나도 동주형과 함께 후배들을 잘 다독이면 되는 일이다. 주위에서 오해를 하는 부분도 있는데, 문제될 것은 없다. 서울 가서 동주형과 만나면 내가 인사드리고 이 부분을 얘기해 두산이라는 팀의 빛이 하나도 새 나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홍성흔은 4년간의 부산 생활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홍성흔은 "지난 4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못했을 때 비난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그건 당연한거다. 4년 내내 사랑만 받고 산 것 같다"며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다. 우승을 했다면 롯데서 나는 100점짜리였을 것이다. 우승을 못해서 80점 밖에 못주겠다"고 말했다.

홍성흔은 다음달부터 배팅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즌이 끝난 후 FA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개인훈련은 꾸준히 해왔다. 3일 훈련, 1일 휴식 일정으로 웨이트와 러닝으로 몸을 다졌다. 홍성흔은 "12월부터는 배팅훈련도 시작할 것이다. 내가 리더로서 후배들을 혼내고 격려해 주려면 우선 야구를 잘해야 한다. 그렇다고 갑자기 훈련량을 늘리거나 오버를 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하던대로 하면서 시즌을 준비할 것이다. 잘 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홍성흔은 당분간 부산서 머물며 개인적인 일들을 정리한 뒤 내년 1월초 서울로 이사를 할 예정이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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