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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김주찬 두 FA 선수를 놓치며 스토브리그에서 패자로 전락했던 롯데. 그랬던 롯데가 2번의 보상선수 농사에서 풍년을 기록하며 단숨의 스토브리그의 숨은 승자로 떠올랐다.
롯데는 김주찬을 떠나보낸 KIA로부터 젊은 사이드암 투수인 홍성민, 홍성흔을 떠나보낸 두산으로부터 올시즌 팀의 5선발로 활약했던 전천후 투수 김승회를 보상선수로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당초 롯데가 지목할거라고 예상했던 인물들과는 거리가 멀다. 예상은 벗어났지만 "롯데가 남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두 사람 모두 올시즌 각 팀에서 주축투수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롯데-KIA-두산 간의 눈치싸움, 어떤 과정이 숨어있었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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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를 보자. 홍성민은 신인이지만 올시즌 KIA 불펜의 핵심이었다. 모두들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하다 롯데 불펜에 옆구리 투수인 정대현, 김성배가 있었음을 고려했을 것이다. 즉시전력감이 필요한 상황에 '설마 또 사이드암 투수를 뽑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면 야수들을 묶고 홍성민을 제외한 이유가 설명이 된다.
두산 역시 마찬가지. 롯데쪽에서 젊은 야수 중 한 선수를 선택할 것이라는 소문이 일찌감치 나돌았다. 두산은 롯데의 구미에 맞는 몇몇 야수를 미끼로 풀고 롯데가 지명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들을 묶었다. 대신 투수쪽 자원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롯데는 애초에 생각했던 야수들이 나오지 않자 과감히 투수쪽으로 눈을 돌렸다. 당장 야수가 부족하지만 명투수 출신의 김시진 감독이 결국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기본적인 원칙을 가지고 순리대로 풀어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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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