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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15일 오후 신생구단의 특전인 특별지명을 마쳤다. 8개 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받아든 뒤 고심 끝에 지명을 마쳤다. NC가 어떤 선수를 지명했는지 살펴보자. 고액연봉자부터 정리해봤다.
롯데 이승호(투수)
이승호는 SK가 창단한 2000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초창기 SK 마운드를 혼자 책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때 당한 혹사 여파로 2005년 어깨 수술을 받고 2007년까지 재활에만 매달렸다. 2008년 복귀한 뒤엔 롱릴리프부터 마무리까지 전천후 필승계투조로 뛰며 불펜왕국 SK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FA자격을 얻고 롯데로 이적한 뒤엔 구위 저하와 밸런스 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4년 총 24억원이라는 '대박'을 터뜨렸지만, 롯데의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맛봤다.
한화 송신영(투수)
우완 정통파 불펜투수다. 부드럽고 간결한 투구폼을 갖고 있고, 직구 최고구속은 140㎞대 중후반에 이른다. 구위보다는 제구력과 변화구로 먹고 사는 투수다. 유인구로 맞혀 잡는 능력이 탁월하다. 연투 능력이 좋은 것도 장점이다. 승부사 기질이 있어 타자와의 수싸움에 능한 편이다. 하지만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해 장타 허용도 많은 편이다.
99년 프로 입단 때만 해도 2차 11라운드로 지명될 만큼 주목받지 못한 신인이었다. 2001년 스윙맨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해 이후 현대 불펜을 굳건히 지킨 우등생이었다. 지난해 손승락 대신 넥센의 마무리로 뛰며 주목받았고, 마무리투수가 필요한 LG로 트레이드 되기도 했다.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뒤 FA로 3년 총 13억원+α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화려할 것만 같았던 한화에서의 첫 시즌은 처참하기만 했다. 필승조로 든든히 불펜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고비 때 대량실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화의 4강 청부사인 줄 알았던 송신영의 현실은 2군을 들락거리는 미운 오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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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완 사이드암 불펜투수다. 잠수함투수임에도 140㎞대 초중반의 직구를 던질 수 있다. 싱커를 연상케 할 정도로 낙차가 큰 서클체인지업도 장점이다. 하지만 볼이 몰리기 시작하면 장타허용이 많다. 4사구도 많은 편이다.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가 잘 드러나지 않는 건 장점이다.
2년차였던 2009년부터 두산의 필승조로 뛰었다. 승승장구하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땐 대표팀에 선발돼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완연히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올시즌엔 1군에서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 2009년부터 3년간 많은 이닝을 소화한 탓에 내구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있다. 부상 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무너진 밸런스를 찾는 게 부활의 관건이다.
KIA 조영훈(내야수)
좌투좌타로 소화 가능한 포지션은 1루수다. 타자로서 하드웨어(1m85/88㎏)가 좋은 편이다. 장타력이 있고, 주루 센스도 좋다. 하지만 타격 정확도에 있어서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선구안이 좋지 못하고, 변화구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에 삼성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발전하지 못한 케이스다.
삼성에서 주전 기회가 없었다. 1루 백업요원일 뿐이었다. 결국 삼성 사령탑 시절 조영훈을 아꼈던 KIA 선동열 감독이 시즌 중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최희섭의 대체요원으로도 고려됐지만, 또다시 실망스런 시즌을 보냈다. 터질 듯 말 듯했던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한다면, 계속 그저 그런 타자로 남을 수도 있다. NC행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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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투우타로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주로 1루수나 3루수를 보지만, 유격수와 2루수도 가능하다. 올해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시즌 도중 내야 수비요원이 필요했던 이만수 감독의 요청으로 이재원과 함께 조기 복귀했다.
타격 센스가 좋은 편은 아니다. 빠른 발을 가졌지만, 제대로 활용하는 지에 대해선 의문점이 붙는다. 도루 성공률이 낮다. 개다가 작전수행능력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LG 김태군(포수)
우투우타 포수다. 고졸 포수로 입단해 2년차였던 2009년부터 백업포수로 뛰었다. LG에서 '포스트 조인성'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성장이 금세 멈췄다.
공격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변화구 대처가 미숙하고, 타석에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대신 포수로서 수비력은 나쁘지 않다. 투수 리드가 준수하고, 블로킹이나 포구 등 기본적인 능력도 수준급이다.
다만 다소 게으르다는 평가가 있다. 빠르게 1군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성장하지 못한 이유다. 올해 초 LG 체력테스트에서 탈락하면서 전지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절치부심하고 안방마님에 복귀했지만, LG가 윤요섭과 조윤준의 성장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보호선수 명단에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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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투좌타 외야수다. 가장 의외의 지명이다. 즉시전력감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에서 무명 선수가 지명됐다.
빠른 발이 주무기다. 삼성 야수들 중 스피드로는 1위였다. 강명구보다 빠른 발을 갖고 있다. 타격 재능도 있다. 마른 체격(1m83/83㎏)에도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장타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워낙 스피드가 좋아 수비 범위도 넓다. 하지만 타구 판단 능력이나 송구는 보완해야 할 점이다.
야수진이 두터운 삼성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당장 대주자나 대수비로 1군에서 뛸 수 있다는 평가다.
넥센 이태양(투수)
우완 사이드암 투수다. 2011년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지명될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직구 구속이 130㎞대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완급 조절과 제구력은 괜찮다는 평가가 있다. 부드러운 팔스윙을 바탕으로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부터 넥센 선발진의 미래로 육성되고 있었다. 김시진 전 감독을 비롯한 넥센 코칭스태프가 애지중지 키운 투수다. 코칭스태프로부터 어린 나이에도 마운드에서 타자와 싸울 줄 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시즌 잠시 1군 무대를 밟기도 했지만, 2군에서 선발 경험을 쌓게 했다. 좀더 시간을 두고 육성해야 할 자원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NC 특별지명 8인 프로필
이름=전소속팀=나이=포지션=유형=2012시즌 성적=연봉
이승호=롯데=31=투수=좌완 정통파=41경기 48⅔이닝 2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0=3억5000만원
송신영=넥센=35=투수=우완 정통파=18경기 20이닝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2.70=3억원
고창성=두산=28=투수=우완 사이드암=21경기 3승2패 3홀드 평균자책점 8.62=8500만원
조영훈=KIA=30=내야수=좌투좌타=89경기 타율 2할 6홈런 36타점=7000만원
모창민=SK=27=내야수=우투우타=15경기 타율 2할5푼 1홈런 2타점=4200만원
김태군=LG=23=포수=우투우타=100경기 타율 2할1리 14타점=3500만원
김종호=삼성=28=외야수=좌투좌타=22경기 타율 2할5푼=2800만원
이태양=넥센=19=투수=우완 사이드암=4경기 3이닝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0=24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