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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달아오를 것만 같았던 2012 FA시장에 맥이 빠지고 있다. 서울발로 불어닥친 '원소속팀 재계약'의 역풍에 막 피어오르던 열기가 식었기 때문이다.
2012년 스토브리그에서 FA를 신청한 선수는 총 11명이었다. 숫자는 그리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몇몇 인물들의 가치가 꽤 매력적으로 평가받았다. 때문에 이번 FA시장도 상당히 과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 이번 FA시장은 잠잠하다. 아직은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기간이라 다른 팀과의 교감은 공식적으로 금지돼 있는데, 남아있는 FA선수들 중 타팀 이적의 가능성이 보이는 인물이 거의 없다. 대부분 '소속팀 잔류'를 우선 고려하는 분위기다. 서울 연고의 대표적 '빅마켓 구단' LG에서 시작된 '원소속팀 재계약'의 역풍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15일 오전까지 11명의 FA 중 5명이 계약을 성사시켰는데, 전부 원소속팀과 재계약했다. LG 이진영과 정성훈, KIA 김원섭과 유동훈 그리고 넥센의 이정훈이 서둘러 계약서에 사인했다. 출발은 LG 이진영과 정성훈이었다. 사실상 이번 FA시장에서 '구매 우선순위'의 톱5 안에 드는 선수로 평가받았던 이진영과 정성훈은 우선협상 시작 사흘 째인 지난 12일 LG와 재계약해버렸다. 우선협상 시작일인 10일과 11일이 주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협상이 시작되자마자 사인한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테이블에 앉은 뒤 30분 만에 사인했다.
LG가 이렇게 두 선수를 잡은 데 이어 넥센 역시 불펜투수 이정훈과 2년간 5억원에 재계약했다. 이정훈은 소속팀 잔류가 유력한 인물이었지만, LG의 선제타에 이어 세 번째 FA의 원소속팀 잔류라는 상징성을 스토브리그에 부여했다. 다른 FA대상자와 그들을 협상테이블 맞은 편에 둔 원소속구단은 자연스럽게 이같은 시장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방점은 KIA가 찍었다. 3명의 FA 중 김원섭, 유동훈과 15일 오전에 계약을 완료했다. 사실상 나머지 1명의 FA인 이현곤은 타 팀에서 탐낼 만한 인물이 아니다. 신생팀 NC다이노스 정도가 관심을 기울일 만 한데, 워낙 호남지역팀 KIA의 프랜차이즈라는 이미지가 강해 젊고 역동적인 NC다이노스의 팀컬러와는 맞지 않는다. 따라서 이현곤 역시 팀에 주저앉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식으로 '원소속팀 재계약'의 기류가 형성되며 자연스럽게 남아있는 6명의 FA들도 과연 타팀과 계약을 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중에서 '빅4'라고 할 수 있는 김주찬, 홍성흔(이상 롯데) 그리고 정현욱(삼성), 이호준(SK)가 남는다. 각 FA들의 원소속팀은 하나같이 "팀에 잔류시킨다"는 입장이다. 선수들 역시 특별히 서운한 대우만 아니면 각자 팀에 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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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홍성흔과 정현욱 이호준 등 30대 중반을 넘긴 인물들은 새 팀에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안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FA 최대어'인 김주찬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지, 그리고 원소속팀 롯데는 김주찬의 잔류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지가 이번 FA시장의 마지막 관심사라 할 수 있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