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깜짝 선발 카드 이번에는 과연?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2-10-24 09:12 | 최종수정 2012-10-24 09:12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23일 오후 대구 종합운동장 내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될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과 진갑용, 박석민 그리고 SK 와이번스의 이만수 감독과 정근우, 송은범이 참석했다.
양팀 참석자들이 우승트로피를 어루만지며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10.23/



포스트시즌의 깜짝 선발카드는 일종의 돌림병인가 보다.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첫판부터 깜짝 카드가 나왔다.

삼성은 1차전에서 윤성환을 선발로 내세웠다. SK가 예상대로 윤희상을 등판시킨 것과 비교하면 이외의 깜짝 카드에 속한다.

보통 삼성의 1선발은 페넌트레이스 다승왕인 장원삼이나 외국인 투수 탈보트로 예상되는 게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윤성환은 올시즌 삼성의 선발진 가운데 유일하게 10승을 채우지 못한(9승6패) 투수지만 평균 자책점(2.84점)은 가장 좋다.

게다가 SK와의 페넌트레이스 맞대결 성적도 2승무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장원삼(3승1패, 평균자책점 4.43)보다 나았다.

류중일 감독은 몸 상태가 좋은 윤성환을 선택했다고 했지만 내심 기대하는 구석이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이같은 회심의 깜짝 카드가 과연 통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앞서 벌어진 PO 시리즈에서 깜짝 선발 카드가 등장했지만 성공도, 실패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PO에서 먼저 깜짝 카드를 꺼내든 쪽은 SK였다. SK는 롯데와의 PO 1차전에서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김광현의 투입은 그야말로 '깜짝 승부수'였다. 사실 당시 PO 1차전 선발투수로는 올해 에이스 역할을 한 윤희상이나 큰 경기 경험많고 구위가 좋은 송은범이 예상됐다.

김광현은 올시즌 페넌트레이스 16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 왼쪽 어깨 통증 탓에 시즌 막판에도 선발 등판을 2∼3차례 건너뛰는 등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만수 감독은 당시 "SK 하면 김광현이다. 에이스의 활약을 믿는다. 김광현이 나오면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질 것"이라며 김광현의 깜짝 등판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자 김광현은 정말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솎아내고 5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는 눈부신 호투로 2대1 첫판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김광현은 승리를 가져오고 난 뒤 "나의 깜짝 등판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던 이들에게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며 이 감독의 모험같은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이후 롯데도 깜짝 카드를 만졌다. 2승1패로 앞선 뒤 맞은 PO 4차전에서다. 1승만 보태면 대망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맛볼 수 있는 중차대한 경기였다.

이런 경기에서 롯데는 진명호를 선발로 선택했다. 외국인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의 컨디션이 마음에 들지않아 PO 엔트리에서 제외한 까닭에 4차전 선발로 내세울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진명호-이승호-이정민을 두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궁여지책으로 선책한 깜짝 카드가 진명호였다. 양승호 감독은 "진명호가 23세의 젊은 패기로 힘든 낮 경기를 잘 치르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깜짝 효과는 없었다. 진명호는 5이닝까지 버텨줄 것이란 기대와 달리 불과 2이닝 만에 2안타 2볼넷으로 조기 강판되고 말았다. 너무 빨라진 투수 교체에 중간계투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롯데는 4차전에서 패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 말았다.

5차전 혈투 끝에 또 실패한 롯데로서는 4차전의 진명호 카드가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1차전 깜짝 활약을 펼친 SK 김광현은 5차전 선발에서는 도리어 1차전과 정반대의 난조를 보이며 패색이 짙었다가 타선의 도움 끝에 역전승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마운드 운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의 깜짝 카드. 이래서 믿을 게 못된다. 이제 한 번 효과를 만끽한 SK 대신 삼성이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과 SK의 초반 대결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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