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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처럼 큰 경기에서는 홈런 한방, 세밀한 수비에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수비 실책, 아쉬운 플레이 하나가 경기를 흐름을 바꿔놓기도 한다. 작은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곤 한다. 호수비가 나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실수를 줄이는 게 우선이다.
수비가 견고하고 불펜이 강한 SK는 허점이 적은 팀이다. SK는 정규시즌 63개의 실책으로 팀 최소 실책을 기록했다. 공격력이 화려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득점 찬스에서 집중력이 좋고, 팀 플레이에 능하다. 경기마다 다소 편차가 있어도 SK가 빈틈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4차전에서도 양팀이 수비에서 한숨을 내쉬기도 하고 환호하기도 했다. 1-0으로 앞서가던 7회초 SK 공격. 선두타자인 정근우가 때린 타구가 3루쪽으로 날아갔다. 롯데 3루수 황재균이 베이스쪽으로 이동해 바운드가 된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듯 했다. 그러나 타구는 황재균의 글러브를 비켜서 좌익선상으로 빠졌다. 공식기록으로는 2루타가 됐으나 아쉬움이 남는 수비였다. 정근우는 2번 박재상 타석 때 3루까지 뛰어 도루에 성공했다. 롯데 포수 강민호가 정근우가 뛰는 걸 보고 움직였지만 도루를 막지 못했다. 정근우는 3번 최 정의 중전안타 때 홈을 밟았다. 팽팽하게 가던 분위기는 정근우가 홈을 밟으면서 SK쪽으로 흘러갔다. 2대1 승리를 만든 득점이었다.
3회초 2사 1,2루에서는 롯데 유격수 문규현이 이호준이 때린 공을 잡아 2루로 던졌다. 그러나 송구가 높게 되면서 1루 주자 정근우는 2루에서 세이프가 됐다.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롯데는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전날 수비실책으로 고개를 떨궜던 박진만와 2루수 정근우는 몇차례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깔끔한 처리해 대조를 이뤘다.
2승씩 나눠가진 SK와 롯데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맞붙게 됐다. 한국시리즈 진출이 걸린 이 경기도 수비 실수가 적은 팀이 웃을 가능성이 높다.
부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