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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승호 감독은 올 가을 '독한 남자'로 변신했다.
페넌트레이스 내내 선수를 믿는 덕장이었다. 하지만 포스트 시즌에서 용병술은 가차없다. 준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한 조성환은 발목부상을 입자 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박준서로 교체했다.
하지만 선수에 대한 믿음은 어디로 가지 않는다. 1패를 안고 가진 플레이오프 2차전. 7회 3-4로 뒤진 1사 1, 2루의 득점찬스. 최대의 승부처에서 예상을 뒤엎고 조성환을 과감히 대타로 내세웠다. '언젠가 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있었다. 결국 조성환은 SK의 철벽계투 박희수의 공을 때려 중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이제 그의 시선은 박종윤에게 향해 있다. 양 감독이 부르는 그의 별명은 '멘붕(멘탈 붕괴의 줄임말)'이다. 번트 실패에 대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얻은 달갑지 않은 별명.
장난삼아 양 감독은 박종윤에게 "멘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박종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장난이다.
그는 "2차전에서 박종윤을 끝까지 기용했다. 수비가 뛰어난데다 그만한 타자가 팀내에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끝까지 믿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끝내 쳐주지 못하더라"고 웃었다.
박종윤은 3차전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믿음은 굳건하다. 양 감독은 "언젠가는 제 몫을 해 줄 선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