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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둔 롯데.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SK에 통한의 패배를 당한 아픔을 날리기 위해 롯데 선수단은 절치부심 플레이오프를 준비 중이다. 재밌는 것은 롯데의 승리를 위해 선수단 뿐 아니라 프런트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고 있지 않다는 사실. 승리를 간절히 바라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각 구단들은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 26명의 엔트리를 선발해야 한다. 이런 엔트리 선발이 선수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홍보팀 직원들도 원정 출장 전 누가 출장을 떠나야할지에 대해 고심했다. 사연이 재밌다. 롯데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 잠실 원정에 이상욱 팀장과 임채우 대리를 파견했다. 서열 두 번째의 김건태 대리는 부산에 남아 업무를 처리했다. 문제는 이 팀장-임 대리 조합이 2연승이라는 최상의 결과를 안고 돌아왔다는 것. 홈인 사직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 롯데가 맥없이 패하자 프런트 사이에서는 "김 대리 때문에 졌다"는 진담 섞인(?) 농담이 나오기 시작했다. 4차전 역시 경기 초반 롯데의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주변의 시각에서 볼 때는 별 것 아닌 미신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당사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은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때문에 김 대리는 7회를 마친 후 아예 경기장을 떠났다. 자신이 경기장에 발을 붙이고 있어 롯데가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한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경기장 밖 구단버스에서 숨어 경기를 지켜봤다. 그런데 거짓말같이 0-3으로 뒤지던 롯데가 8회 동점을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연장 10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래서 이 팀장은 인천 원정길에 '홍보팀 엔트리'를 짜느라 고심했다. 결국 선택은 세 사람 모두 출격하는 것이었다. 이 역시 승리에 대한 간절한 바람이었다. 조사 결과 올 정규시즌에서 김 대리가 인천 원정길에 나섰을 때 승률이 유독 좋았다는 것이 이유다. 이 팀장은 "1차전에서 패한다면 김 대리를 곧바로 부산에 돌려보낼 생각을 하고 있다"며 웃고 말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