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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준플레이오프는 막걸리와 부대찌개의 대결이기도 했답니다. 롯데 트레이너들은 12일 준PO 4차전에 앞서 사직구장 곳곳에서 특별한 의식을 치렀습니다. 막걸리를 뿌리는 것이었지요. 흔히 고사를 지낼 때 무사안녕을 기원하면서 막걸리같은 술을 뿌리는 의식을 치르지요. 롯데는 느닷없이 거창한 고사를 지낼 수는 없고 막걸리 기원으로 급한 마음을 달랬다고 합니다. 포수 강민호가 1차전부터 부상으로 빠지는 등 악재가 겹치자 "제발 선수들이 다치는 일이 없이 PO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는 염원을 담았습니다. 이에 맞서 두산 프런트들은 이른바 부대찌개 징크스로 대반전을 꿈꿨습니다. 이번 부산 원정경기 동안 두산 프런트들이 반드시 준수한 것은 숙소와 점심식사 코스였습니다. 2년전 2연패 뒤 3연승의 대반격을 할 때 기분좋은 추억때문이지요. 당시 두산 프런트들은 해운대 한화콘도를 숙박지로 잡았고, 사직구장 근처의 부대찌개 식당에 우연히 들어가 부대찌개로 요기를 했다가 3차전에서 이기더랍니다. 혹시나 해서 4차전때에도 똑같은 코스를 거쳐 사직구장에 도착했더니 또 승리하며 기적같은 역스윕을 일궈낸 것이지요. 프런트들은 이번 부산 원정에서도 3차전에서 승리하자 잔뜩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결국 4차전 패배로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시 징크스라는 건 깨지게 마련인가 봅니다.
★…두산 외국인투수 니퍼트가 포스트시즌 탈락에 대해 너무나 아쉬워했다는군요. 특히 4차전에서 앞선 상황에 중간계투로 자진 등판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점을 허용하면서 패전의 빌미를 제공한 것에 대해 크게 자책하며 호텔방에서 펑펑 울었다는데요. 한국 무대를 처음 밟았던 지난해에는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던 니퍼트는 올해 처음 초대된 가을잔치에 대해 엄청난 의욕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결국 팀이 탈락하자 상실감이 컸던지 방에서 한참을 우는 모습을 보여줬다네요.
★…4차전 승리 후,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1루측 롯데 덕아웃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서로를 얼싸안고 기뻐한 선수들은 라커룸 안에서 괴성을 지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이날 경기에서 패한다면 2010년 리버스 스윕의 악몽이 5차전에서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선수들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죠. 극도의 부담감을 안고 임한 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으니 기분이 좋을만 했습니다. 롯데 배재후 단장 역시 매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날 경기를 마무리 지은 정대현이 덕아웃에서 인터뷰와 MVP 수상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는데, 정대현을 지켜보는 롯데 배 단장의 흐뭇한 표정이 꽤나 의미심장했습니다. 36억원을 들여 영입한 선수가 부상으로 인해 정규시즌에서 거의 뛰지 못해 단장으로서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준플레이오프 대활약에 그간의 아픔이 한순간에 싹 가신 듯한 표정이었던거죠.
스포츠1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