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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기억은 빨리 잊을수록 좋다. 이제는 '강한 2013시즌'이다.
올해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가 일찌감치 내년 준비에 들어간다. 정규시즌 최종전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마무리훈련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시즌 '더 강한 타이거즈'를 목표로 내건 KIA 선동열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5일간의 짧은 휴식이 끝나면 곧바로 50일에 걸친 '지옥훈련'이 시작된다. 일단 12일부터 16일까지 닷새 간은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한다. 휴식 기간을 통해 굳었던 몸을 풀어주면서 해외 마무리캠프에 대한 적응도를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이후 17일에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본격적인 가을 마무리캠프를 시작한다.
이 훈련에 참가하는 인원은 1군 주요선수들을 포함해 40여명 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간은 17일부터 11월 30일까지 무려 45일이나 된다.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의 휴가시에서 치렀던 마무리캠프와 비교해보면 인원이 약간 줄었지만, 기간은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코칭스태프를 포함해 53명의 선수단이 마무리캠프를 떠났다. 그러나 기간은 11월 2일부터 29일까지로 한 달에 약간 못 미쳤다.
이처럼 대규모 인원으로 스프링캠프에 버금가는 장기 가을 마무리캠프를 차린 것은 그만큼 현재의 KIA에는 '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선 감독의 의중이 강력히 반영된 결과다. 선 감독은 훈련지 선정부터 직접 강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치른 휴가 캠프는 사실 전임 조범현 감독이 지정한 장소였다.
그러나 올해 마무리캠프가 치러지는 일본 오키나와는 과거 선 감독이 삼성 사령탑 시절 깊은 인연을 맺으며 '강한 삼성'을 만들어낸 장소다. 훈련지인 오키나와 온나손 구장은 삼성의 전용 스프링캠프 훈련지로 최상급 시설과 훈련 환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 구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선 감독이 직접 삼성과 온나손 지역사회 양쪽에 양해를 구했기 때문이다. KIA는 이곳에서 체력훈련과 실전대비 기술 및 전술훈련 등을 다시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다지게 된다. KIA의 시계는 이미 '2013년'에 맞춰져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