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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마무리 김사율, 정대현이 도울 수 있을까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2-09-25 02:08 | 최종수정 2012-09-25 06:26


24일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롯데 김사율의 투구장면.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4일 오후 대구 시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롯데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1사서 마운드에 오른 롯데 정대현이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롯데 마무리 김사율은 올해 역사를 쓰고 있다. 24일까지 34세이브를 기록, 롯데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구원 부문 1위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그의 투구내용은 매우 불안하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9월14일 KIA전에서 ⅓이닝 2실점, 24일 삼성전에서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한 채 2안타 1실점의 부진을 보였다. 두 차례 모두 블론세이브. 극심한 부진(최근 10경기 1승1무8패)에 빠져있는 롯데의 또 다른 고민. 하지만 돌파구는 있다.

김사율과 정대현의 시너지 효과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사율은 좋은 마무리 투수인 것은 확실하다. 경험과 배짱, 그리고 좋은 변화구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리그 최정상급 소방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140㎞ 중반대의 패스트볼이 타자를 압도하지 못한다. 또 특별한 구종이 있는 것도 아니다. 포스트 시즌에서 롯데와 경쟁할 삼성(오승환), SK(정우람), 두산(프록터)의 마무리들과 비교해보자.

평균 자책점(3.09)이 가장 높다. 피안타율(0.260)도 마찬가지다. 오승환과 프록터는 150㎞가 넘는 빠른 패스트볼로 상대를 윽박지른다. 정우람은 140㎞대 중반의 패스트볼을 뿌린다. 하지만 패스트볼의 궤적과 똑같이 가다가 오른쪽 타자 바깥으로 떨어지는 투심 패스트볼이 절묘하다.

롯데는 정대현이 있다. 2001년 데뷔한 베테랑. SK 시절 중간계투와 마무리를 오가며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하다. 중간계투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평균 자책점 0.77, 피안타율 1할3푼2리다. 김사율이 블론세이브를 한 24일 삼성전에서 1⅔이닝동안 삼진 2개를 포함, 5타자를 완벽하게 돌려세웠다.

정대현이 있다고 해서 '김사율 카드'를 버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마무리가 가능한 두 투수를 통해 롯데의 뒷문을 더 탄탄하게 할 수 있는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


풀어야 할 딜레마

하지만 정대현을 마무리로 이동시키는 것에는 약간의 부작용이 따른다.

올해 롯데의 중간계투진은 강하다. 최대성 김성배 강영식 이명우 등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아직 큰 경기에서는 페넌트레이스처럼 검증되지 않았다는 의미. 좀 더 세밀하게 말하면 포스트 시즌 위기의 순간을 헤쳐나갈 지는 의문이 있다는 얘기. 롯데 양승호 감독이 "중간계투진이 좋긴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없는 게 약점"이라고 말한 이유다.

그 중심축을 그동안 정대현이 잡고 있었다. 5~7회에서 찾아오는 1차 위기를 정대현이 잘 막아줬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그런 역할을 한다면 나머지 중간계투진의 부담은 상당히 줄어든다. 롯데의 강점인 중간계투진이 포스트 시즌에서도 안정감있는 모습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

하지만 정대현이 '후방배치'가 된다면 경기 중반에 닥치는 1차 위기를 저지할 투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선택은 마땅치 않다. 때문에 양 감독은 "포스트 시즌에서 정대현을 경기 중반에 쓸 수도 있고, 후반에 쓸 수도 있다. 그리고 김사율과 함께 더블 스토퍼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전천후 카드인 셈.

뒷문이 불안한 상황에서 '전천후 카드' 정대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까. 남은 페넌트레이스동안 롯데의 또 다른 숙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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