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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2~4위 싸움 관전법, KS 주판알을 튕기면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9-23 11:41 | 최종수정 2012-09-23 11:41


19일 오후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삼성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시합에 앞서 삼성 류중일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7.19.

류중일 삼성 감독(49)은 얼마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이번 페넌트레이스 최종 순위 2~4위가 어떤 팀이 될 지를 자주 묻는다. "예상해보세요. 맞히면 선물드릴게요"라는 농도 덧붙인다.

2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인 삼성은 11경기를 남기고 페넌트레이스 우승까지 매직넘버가 '7'이다. 대이변이 없는 한 SK 롯데 두산에 1위를 빼앗길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삼성 구단은 자연스럽게 한국시리즈 직행을 염두에 두고 머리를 굴린다. 감독 부임 이후 두번째 정상을 노리는 류 감독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될 상대를 계산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재미삼아 주변 사람들에게 2,3,4위를 예상해보라고 말하는 것이다.

사실상 4강팀의 윤곽이 드러난 이상,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싸울 팀도 세 손가락에 꼽을 수 있다. 22일까지 2위인 SK, 공동 3위 롯데, 두산 이 3개팀이 삼성과 최정상에서 맞대결할 가능성이 높다. 5위 넥센의 막판 대역전 드라마는 10경기 밖에 남지 않아서 산술적으로 힘들다. 따라서 삼성의 계산에 넥센은 없다고 봐야 한다.

삼성 입장에선 롯데의 최근 몰락이 반갑지 않다. 롯데가 주전들의 줄부상과 타선이 침묵하면서 연패의 늪에 빠졌다. 그러면서 SK가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올해 대회 규정상 포스트시즌 3위와 4위는 큰 차이가 없다. 두 팀이 준 플레이오프에서 싸워 그 승자가 2위와 플레이오프를 한 후 한국시리즈에서 1위와 최강자를 결정한다.

지금 세팀의 흐름이라면 SK가 2위를 사수할 수 있다. SK는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위협할 수 있는 가장 위협적인 팀이다. 삼성은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4승1패로 승리했다. SK는 지난해 3위로 포스트시즌을 올라 준PO와 PO를 하느라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삼성을 만나 제대로 힘을 못쓰고 무너졌다.

SK는 이번 페넌트레이스에서 삼성에 10승8패로 앞섰다.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서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한국시리즈에 모두 진출, 3번 우승, 2번 준우승한 SK는 가을야구에 강한 'DNA'를 갖고 있는 건 분명하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다. 최 정 이호준 박정권 같은 선수들은 몸이 어떻게 싸워야 할 지를 알고 있다. SK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선발 투수다. 상대 타자들을 기죽일 정도로 위력적인 1,2선발이 없는 상황이다. 에이스 김광현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롯데와 두산이 2위를 하지 못할 경우 삼성에 SK보다 덜 위협적이다. 준PO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한국시리즈까지 와도 힘이 달릴 수밖에 없다. 그래도 삼성 입장에선 롯데 보다 두산이 좀더 까다롭다.


두산은 이번 시즌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12승6패로 두들겼다. 삼성이 시즌 막판 두산 징크스를 떨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처가 남아 있다. 두산은 삼성에 강한 니퍼트 이용찬 노경은 선발 삼총사를 갖고 있다. 이들이 절정의 컨디션으로 삼성전에 투입된다면 삼성 타자들의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방망이의 응집력에선 삼성에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두산이 기동력에서 삼성에 앞선다고 볼 수도 없다.

삼성은 끝없이 추락하는 롯데를 가장 만만하게 볼 수 있다. 롯데는 삼성에 이번 시즌 6승9패1무로 약세를 보였다. 주전 포수 강민호와 1루수 박종윤이 부상으로 경기 출전을 못하고 있다. 최근 극심한 타격부진은 포스트시즌 때 살아날 수도 있다. 방망이의 기복은 롯데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롯데는 지나칠 정도로 팀 분위기에 쉽게 휩쓸린다. 방망이가 부진하자 탄탄하던 마운드까지 동반 흔들리고 있다. 그래서 전력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슬럼프가 와도 있는 듯 없는 듯 넘길 수 있는 삼성과는 다르다.

조만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할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누굴 만나고 싶을까.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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