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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삼성 감독(49)은 얼마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이번 페넌트레이스 최종 순위 2~4위가 어떤 팀이 될 지를 자주 묻는다. "예상해보세요. 맞히면 선물드릴게요"라는 농도 덧붙인다.
삼성 입장에선 롯데의 최근 몰락이 반갑지 않다. 롯데가 주전들의 줄부상과 타선이 침묵하면서 연패의 늪에 빠졌다. 그러면서 SK가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올해 대회 규정상 포스트시즌 3위와 4위는 큰 차이가 없다. 두 팀이 준 플레이오프에서 싸워 그 승자가 2위와 플레이오프를 한 후 한국시리즈에서 1위와 최강자를 결정한다.
SK는 이번 페넌트레이스에서 삼성에 10승8패로 앞섰다.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서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한국시리즈에 모두 진출, 3번 우승, 2번 준우승한 SK는 가을야구에 강한 'DNA'를 갖고 있는 건 분명하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다. 최 정 이호준 박정권 같은 선수들은 몸이 어떻게 싸워야 할 지를 알고 있다. SK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선발 투수다. 상대 타자들을 기죽일 정도로 위력적인 1,2선발이 없는 상황이다. 에이스 김광현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롯데와 두산이 2위를 하지 못할 경우 삼성에 SK보다 덜 위협적이다. 준PO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한국시리즈까지 와도 힘이 달릴 수밖에 없다. 그래도 삼성 입장에선 롯데 보다 두산이 좀더 까다롭다.
두산은 이번 시즌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12승6패로 두들겼다. 삼성이 시즌 막판 두산 징크스를 떨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처가 남아 있다. 두산은 삼성에 강한 니퍼트 이용찬 노경은 선발 삼총사를 갖고 있다. 이들이 절정의 컨디션으로 삼성전에 투입된다면 삼성 타자들의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방망이의 응집력에선 삼성에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두산이 기동력에서 삼성에 앞선다고 볼 수도 없다.
삼성은 끝없이 추락하는 롯데를 가장 만만하게 볼 수 있다. 롯데는 삼성에 이번 시즌 6승9패1무로 약세를 보였다. 주전 포수 강민호와 1루수 박종윤이 부상으로 경기 출전을 못하고 있다. 최근 극심한 타격부진은 포스트시즌 때 살아날 수도 있다. 방망이의 기복은 롯데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롯데는 지나칠 정도로 팀 분위기에 쉽게 휩쓸린다. 방망이가 부진하자 탄탄하던 마운드까지 동반 흔들리고 있다. 그래서 전력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슬럼프가 와도 있는 듯 없는 듯 넘길 수 있는 삼성과는 다르다.
조만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할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누굴 만나고 싶을까.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