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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이렇게 캐치볼을 해보는게 평생 처음입니다." "아들이 훌륭한 야구선수로 성장해 자랑스럽습니다."
21일 LG와 롯데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 경기 전 모두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시구행사가 있었다. 이날 시구 주인공은 LG 마무리 투수의 부친 봉동식씨(71). 봉씨는 아들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그리고 아들의 손을 꼭 붙잡고 마운드로 향했다. 아버지를 마운드까지 모신 봉중근은 포수 미트를 끼고 홈플레이트 뒤에 앉았다. 아버지가 힘차게 던진 공을 받았다. 그리고서는 부자간의 뜨거운 포옹이 이어졌다. 두 사람을 위해 홈팀 LG 선수들 뿐 아니라 원정팀 롯데 선수들까지 덕아웃 앞에 도열하며 예의를 갖췄다. 선수단 뿐 아니라 잠실구장을 찾은 모든 관중들이 이 아름다운 장면을 보며 큰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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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봉씨는 지난 2003년 대장암이 발병해 투병생활에 들어갔다. 대장암은 완쾌됐지만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돼 국립암센터에서 투병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봉중근은 "사실 오늘 퇴원하시는 날이었다. 그런데 어제 조직검사 후 갑자기 복수가 차 1주일 정도 병원에 더 계셔야할 것 같다. 오늘은 외출을 나오셨다"고 설명했다. 평소 효심이 지극하기로 유명한 봉중근은 아버지가 병마와의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을 던지고 받았다. 짧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봉중근 부자는 그렇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