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호의 기록달성을 위해 주루코치와 상의하겠다."
첫 번째는 선수들의 개인 타이틀을 지켜주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대행은 19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전날 경기에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강정호에 대해 "강정호가 기록을 세우고도 좋아하지 못하더라. 김시진 감독님께서 계실 때 기록을 달성했으면 더욱 좋아하셨을텐데"라는 말로 축하하는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선수들이 개인 타이틀을 챙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대행은 "올시즌 훌륭한 피칭을 해준 브랜든 나이트가 다승왕과 평균자책점왕을 차지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트는 19일 경기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15승째를 챙겼다.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고 평균자책점 부문도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물론, 억지로 승수를 쌓게 하는 일은 없겠지만 상황에 따라 등판일지, 등판이닝 등은 충분히 조정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뿐 아니다. 상대적으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급 선수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넥센은 19일 내야수 차화준을 올시즌 처음으로 1군에 등록시켰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 외야수 박헌도를 풀타임 선발출전 시켰고 문우람에게도 대타 기회를 줬다. 이유가 눈물을 자아낸다. 김 감독대행은 "어떤 분께서 새 감독으로 오실지 모른다. 우리팀 선수들을 잘 모르실 것이다. 결국 선수들을 살피실 때 기록을 먼저 보실 것 아닌가.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1군 경기에서 기록을 남길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밝혔다.
김 감독대행은 오랜시간 현대-히어로즈-넥센의 코치로 생활하며 선수들과 동고동락 해왔다. 자식같은 선수들이 눈에 밟힐 수밖에 없다. '아빠'와 같은 마음으로 남은 기간 팀과 선수들 모두를 예쁘게 포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정작 자신은 야구장에서 '~아빠'로 불리우는 것을 대단히 싫어한다는 것. 감독대행 취임 첫 날인 17일 공개적으로 "야구장에서는 김성갑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걸그룹에서 활동하고 있는 톱스타 딸 유이양 때문. 여기서도 아빠로서의 자상한 모습이 확실히 드러난다. 김 감독대행이 이런 요청을 한 이유가 있다. 딸과 자신이 관련된 기사가 나오면 딸을 욕하는 악성 댓글들 때문에 아빠로서 고통스럽기 때문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