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투수의 대타 등장에 당황한 것은 SK 이만수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제 윤희상이 완봉승을 향해 잘 던지다가 갑자기 물집때문에 투수를 바꿔야했고 그래서 박희수가 갑자기 나가게 됐다"는 이 감독은 "희수가 두 타자를 아웃시켜 8회를 끝냈는데 투구수가 7개 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한타자만 더 상대하도록 했다"고 했다. 투구수가 총 11개 밖에 되지 않았으니 박희수가 경기를 마무리해도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희수의 몸상태를 고려해 최대한 등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내일 경기도 있어 그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재영의 등판은 오랫동안 던지지 않은 이재영에 대한 테스트와 함께 정우람을 아낄 마음이 컸다. "이재영이 최근에 던지지 않았다. 몸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우람이도 아끼기 위해 이재영을 올렸다"고 했다. 이재영은 지난 2일 두산전 이후 9일간 등판이 없었다. 성 준 투수코치는 이날 경기 전 "이재영이 부상 이후 올라와서 별로 좋지 않았는데 요즘 몸상태도 많이 좋아졌고 구위도 좋아졌다. 오늘이나 내일 상황이 되면 등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었다.
이 감독은 "2사후지만 이재영이 정성훈에게 크게 2루타를 맞았다. 다음엔 잘치는 박용택과 정의윤이 있었다. 3점차라도 연속안타가 나오면 모르게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아끼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정우람을 올렸다"고 했다.
경기가 사실상 SK쪽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두번의 투수 교체가 LG를 자극했을 가능성에 대해서 "내가 상대팀이 아니라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로서는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다"라며 "어제 경기를 봐도 롯데가 9회초 2사에서 3점을 내지 않았나. 우리도 박용택과 정의윤 등에게 안타와 홈런을 맞지 않는다고 장담은 못한다. 야구는 모르는 것이다"라고 했다.
기록 챙겨주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것에는 "우리가 지금 1승이 급한데 선수 기록 챙겨줄 여유가 어딨나. 팀이 중요하지 개인 기록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