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미롭다. 올시즌 최고 마무리가 누가 될지가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시즌 초반만 해도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 오승환의 또한번 독주를 예상했지만 시즌 마지막이 다가오는 현재는 접전이다. 롯데 김사율과 삼성 오승환, 두산 프록터의 3파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반까지만 해도 프록터의 상승세였다. 4월에만 8세이브를 올리며 세이브 부문서 1위로 치고 올라간 프록터는 8월까지 내내 1위를 지켰다. 김사율은 꾸준히 세이브를 올리면서 프록터를 견제해왔다. 오승환은 여름에 힘을 냈다. 초반 팀이 중위권을 달리며 세이브 기회를 얻지 못해 상위권에서 멀어졌던 오승환은 여름에 팀이 상승세를 타면서 덩달아 세이브도 늘어나 본격적인 승부를 시작했다.
세이브왕을 향한 이들의 레이스는 9월 4일 나란히 30세이브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5일 오승환이 LG전서 1대0의 리드를 지키며 31세이브로 시즌 첫 단독 1위로 올라섰지만 김사율이 7∼8일 한화전서 연속 세이브를 성공하며 32세이브로 다시 단독 1위에 올랐다. 김사율은 롯데 구단 사상 최다 세이브 기록까지 경신했다. 삼성이 21경기를 남겼고, 두산과 롯데가 20경기씩을 남겨놓아 경기수에서 유불리는 없다.
이들의 접전은 기록적인 면이나 흥행 요소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세이브 30개를 넘는 것은 쉽지 않다. 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30세이브를 넘긴 것이 지난 93년 해태 선동열이 처음이었고 이후 지난해까지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경우가 30번에 불과했다. 게다가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3명이 2개차 내의 접전을 벌이는 것도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와 가장 비슷한 페이스가 있는 것이 2004년이다. 당시 임창용(삼성)이 36세이브로 마무리왕에 올랐고, 조용준(현대)이 34개로 2위, 구자운(두산)이 32개로 3위가 됐었다. 이외에 94년과 2000년, 2006년에 30세이브 이상 투수가 3명이상 배출됐지만 접전은 없었다.
최근엔 오승환의 독주가 많았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오승환이 3년 연속 세이브왕이 됐는데 2위와의 가장 적은 차이가 2008년의 8개였다. 지난해엔 독주의 끝을 보여줬다. 오승환이 역대 세이브 최다 타이기록인 47세이브를 기록했는데 2위가 롯데 김사율로 20세이브. 무려 27세이브나 차이가 났다. 역대 가장 큰 격차가 났던 해다. 오승환이 부진과 부상으로 순위권에 없었던 2009년과 2010년은 기록적으로 조금 아쉬웠다. 2009년엔 두산 이용찬과 롯데 애킨스가 치열한 접전을 벌여 26개로 공동 1위가 됐다. 2010년에도 넥센 손승락이 26세이브로 25세이브를 기록한 이용찬을 1개차로 누르고 타이틀 홀더가 됐다.
내용면에선 오승환이 TOP
3명의 기록을 세세히 따져보면 오승환이 가장 앞서는 모습이다. 32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블론세이브가 1개뿐이다. 지난 4월 24일 대구 롯데전서 ⅔이닝 동안 무려 6실점을 하고 패전투수가 된 것이 유일한 블론세이브다. 오승환의 올시즌 실점이 11점이니 그 경기만 제외한다면 오승환은 41경기서 5실점밖에 하지 않은 셈이다. 김사율이 35번의 기회 중 3번 실패했고, 프록터는 36번 중 6번이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오승환이 2.09로 프록터(2.11)와 김사율(2.61)보다 앞선다. 피안타율에서도 오승환은 1할7푼8리로 프록터(0.224), 김사율(0.237)보다 월등하다. 특히 마무리 투수가 가져야할 사항인 삼진 능력은 오승환이 탁월하다. 오승환은 47⅓이닝을 던지면서 무려 69개의 삼진을 잡았다. 김사율은 41⅓이닝에서 39개의 탈삼진을 기록했고, 프록터는 47이닝 동안 37개에 그쳤다. 9이닝당 탈삼진수로 따져보면 오승환은 13.1개이고 김사율이 8.5개, 프록터가 7.1개다.
남은 경기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공동 1위 혹은 1개차로 1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누가 세이브 기회를 많이 얻고 그 기회를 세이브로 이어갈지에 트로피가 달려있다. 그러기 위해선 소속팀의 승리가 꼭 필요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김사율-오승환-프록터 월별 세이브 기록 ()는 누적기록
선수= 4월 = 5월 = 6월 = 7월 = 8월 = 9월 = 계
김사율=5(5)=6(11)=8(19)=4(23)=6(29)=3(32)=32
오승환=4(4)=6(10)=5(15)=8(23)=6(29)=2(31)=31
프록터=6(6)=8(14)=6(20)=5(25)=5(30)=0(3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