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완벽한 투구로 야구팬을 놀라게했던 윤희상이 올시즌 첫 풀타임 선발을 성공적으로 써내려가고 있다.
윤희상하면 빠른 직구와 포크볼이 떠오른다. 지난해 준PO 4차전서 KIA 타자들이 연신 헛스윙을 했던 게 바로 포크볼이었다. 130㎞대 후반까지 찍히는 고속 포크볼은 직구와 다름없이 오다 뚝 꺾이니 속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구사하는 구종이 2개인 것은 선발투수로서는 롱런하기 힘든 조건이다. 금세 파악되기 때문에 노림수에 당할 확률이 큰 것. 게다가 윤희상은 빠른 포크볼을 던지면 가운데 손가락에 물집이 생기는 단점이 있었다. 또 포크볼을 많이 던지면 팔꿈치 등 부상의 위험이 크다는 말을 주위에서 많이 들었다. 그 역시 가끔 팔이 뭉치는 등 포크볼 구사가 많았을 때 몸의 이상함을 느꼈다. 그래서 구종의 다양화를 시도했고 효과를 보고 있다. "예전에는 카운트 잡는 공과 결정구를 모두 포크볼로 던졌는데 요즘은 카운트를 잡을 때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를 끼워넣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잘던져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여름을 이겨내기 힘들다. 초반 좋은 페이스로 승승장구하다가 후반기에 떨어지는 투수들은 결국 체력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윤희상은 후반기에 더욱 힘을 낸다. 후반기 6경기서 5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하며 평균자책점이 2.33에 불과하다. 그만큼 체력관리를 잘했다는 뜻이다. 성 준 투수코치와 김상진 2군 투수코치에게 자주 질문을 하며 노하우를 습득했고, 그것이 도움이 됐다고. "아직 힘들다는 느낌이 없다"며 마지막 한달에 더 기대를 갖게 했다.
2004년 2차 1순위로 입단해 8년만에 이제야 기회를 잡은 윤희상은 철저한 준비와 노력으로 그 기회를 성공으로 바꾸고 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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