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 없었더라면 어떡할 뻔 했어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8-13 09:35 | 최종수정 2012-08-13 09:35


프로야구 삼성과 SK의 경기가 8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이승엽이 9회초 1사 2루 통산 502호 투런 홈런을 날리고 축하를 받고 있다. 인천=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8.08/

잘 나가던 선두 삼성이 주춤하고 있다. 상승세의 두산이 2게임차까지 따라붙었다. 17일부터 천적 두산과 잠실 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삼성은 이번 시즌 두산과의 상대전적에서 3승11패로 크게 밀렸다. 요즘 삼성은 매경기 살얼음판을 걸을 때가 많다. 그때마다 이승엽이 자주 삼성을 떠받치고 있다.

위기에서 빛난다

그는 12일 대구 LG전(7대6 삼성 승)에서 결승타를 쳤다. 11일 LG전(7대1 삼성 승)에선 쐐기 홈런으로 승리를 굳혔다. 8일 SK전(8대5 삼성 승)에선 9회 투런 홈런으로 ?아오는 SK의 추격을 뿌리쳤다. 삼성은 8월 치른 11경기에서 4승7패로 부진하면서 선두 독주 체제를 굳히는데 실패했다. 위기의식이 선수단을 강타했다. 이승엽은 "개인 성적을 신경쓸 때가 아니다. 팀이 위기인 만큼 팀 성적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8월 11경기에서 홈런 3방, 6타점을 올렸다. 타율은 2할5푼6리로 타격감이 좋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팀이 꼭 필요로 할 때 한방씩을 쳐주고 있다. 1점에 목말라 있는 삼성에 이승엽은 단비 같은 존재다.

팬들이 좋아한다

9년 만에 다시 친정 삼성으로 돌아온 이승엽을 가장 반기는 건 대구팬들이다. 올해 홈 평균관중은 지금까지 8545명이다. 지난해 평균관중(7592명) 보다 약 1000명 정도 늘었다. 이 중 다수가 이승엽 효과로 봐야 한다.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 중에 이승엽을 환호하는 목소리가 가장 크다.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는 이승엽과 함께 주전으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초반 팬들이 이승엽을 연호하는 그 모습을 보고 '정말 엄청난 선수구나'라는 걸 다시 알게 됐다고 했다.

후배들에겐 자극제

이승엽의 가세는 삼성 전체를 봐서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이승엽과 매일 훈련하고 경기하는 다수의 후배들에게 자극이 된다.


하지만 이승엽이 온 후 처지가 달라진 선수도 몇 명 있다. 최형우는 최근 정상 궤도에 진입하고 있지만 시즌 초반에는 이승엽의 아우라에 눌려 스스로 기를 펴지 못했다. 그래서 4번에서 3번, 5번으로 타순을 옮겨다녔다.

이승엽이 1루 수비를 보면서 조영훈이 KIA로 살 길을 찾아 떠났다. 조영훈 같은 경우 KIA에서 주전 자리를 잡으면서 잘 풀렸다. 이승엽과 1루 수비를 번갈아 봤던 채태인은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슬럼프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최근 2군으로 다시 내려갔다.

반면 박석민은 이승엽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새로운 4번 타자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3번 이승엽 뒤에서 기죽지 않고 오히려 상대 투수가 이승엽에 집중하다 지치는 틈을 잘 이용하고 있다.

두산에 너무 약하다

이런 이승엽도 이번 시즌 두산만 만나면 고개를 숙였다. 두산과 13번 싸워 상대 타율이 1할대(0.178)에 머물렀다. 2홈런 3타점에 그쳤다.

이승엽은 아래로 떨어지는 포크볼에 약점을 갖고 있다. 두산 선발 이용찬 노경은 등은 포크볼을 매우 잘 던지는 선수들이다. 그들은 집효하게 포크볼로 이승엽을 괴롭혔다.

삼성은 이번 시즌 두산에 처참하게 당했다. 그래서 이번 주말 3연전을 벼르고 있다. 이승엽도 그 중 한 명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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