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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삼성 야구가 팬들의 애간장을 태울 때가 많다. 삼성은 지난달까지 거침없이 질주했다. 누구도 그들의 앞길을 막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요즘은 주춤하고 있다. 2위 두산이 사정권까지 쫓아왔다. 삼성이 여유를 부릴 수 없게 됐다. 자칫 지금 뒤집어지면 한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8월 7경기에서 삼성의 득점권 타율이 형편없다. 1할6푼7리로 8개팀중 최하위다. 이 기간 동안 팀 타율은 2할5푼7리.
시즌 시작 후 7월말까지 득점권 타율은 2할9푼6리였다. 최근 삼성의 득점권 타율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8일 인천 SK전(8대5)에서도 이승엽(2점) 최형우(3점) 박한이(1점)의 홈런 3방으로 승리했다. 홈런포가 아니었다면 SK의 끈질길 추격을 뿌리치기 힘들었다. 삼성 타선은 최근 그나마 홈런으로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 6홈런을 쳤다. 시즌 팀 홈런에서 70개로 SK(77홈런) 넥센(76홈런)에 이어 3위다. 팀 홈런이 가장 적은 팀은 KIA(32개)다.
하지만 홈런을 계속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홈런은 치고 싶다고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주 나올 수 없다.
홈런은 침체된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키는 효과는 있다. 그렇다고 홈런을 의식해서 노리면 타격 밸런스가 무너질 위험이 높다. 최근 4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KIA의 경우 타선의 집중력이 생기면서 홈런까지 늘었고 팀 순위가 올라가고 있다.
팀 타선이 항상 잘 맞을 수는 없다. 삼성은 지금이 고비다. 시즌 초반 두달을 헤맸던 삼성은 6~7월 동안 타선이 기대이상으로 잘 쳐줬다. 배영섭 채태인 등 몇 명을 제외하곤 삼성 타자들의 기본 실력 이상을 보여주었다. 그 중심에 이승엽 박석민 박한이 진갑용 등이 있다.
하지만 8월이 시작하면서 타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졌고 방망이가 헛돌 때가 많다. 무더위 속에서 체력소모가 컸다. 중심타자 이승엽과 박석민이 주춤하면서 전체적으로 타선이 가라앉았다.
삼성이 남은 페넌트레이스를 순탄하게 마치며 1위를 결정할 수 있을 지는 타자들에게 달렸다. 요즘 처럼 타점이 절실할 때 뽑아주지 못하면 투수들에게 큰 부담이 돌아간다. 그러면 투타 밸런스가 동시에 무너질 수도 있다.
삼성은 지금 '미치는 선수'가 필요하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선수가 원맨쇼를 펼쳐주면 팀 분위기는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