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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프로야구 선수의 평균 연봉은 9940만원이다.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의 연봉을 제외한 금액으로 역대 최고액이다. 연봉이 1억원이 넘는 선수가 112명이다. NC 다이노스를 포함한 프로야구 9개 구단 중 삼성(1억1768만원)과 SK(1억798만원)는 이미 팀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었고, 넥센 히어로즈가 7771만원, 신인선수 위주로 팀을 구성한 NC가 2740만원이었다.
올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한화 김태균으로 15억원. 삼성 이승엽이 8억원, 두산 김동주와 넥센 이택근이 7억원, LG 이병규가 6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프로선수의 연봉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누적된 팀 기여도와 함께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치 등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포함돼 있다. 물론, 팀의 간판 선수로서의 상징성, 리더십, 인기도 등이 반영된다. 성적이 중요한 요소지만. 연봉이 반드시 성적과 비례한다고는 볼 수 없다.
히어로즈 4번 타자 박병호가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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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즌 중반 LG에서 히어로즈로 이적한 박병호는 오랫동안 따라다니던 거포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올해 완전히 제거했다.
야구전문가들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박병호가 25홈런 이상을 때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시진 감독은 25개, 양준혁 SBS 야구해설위원은 30개까지 전망했다. 그런데 박병호 본인의 목표는 20개였다고 한다. 되돌아보면 상당히 소극적인 목표치였던 셈인데, 그만큼 지금의 활약이 기대치를 웃도는 활약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히어로즈 관계자에 따르면, 개막에 앞서 박병호가 선배 이택근 등 동료들 앞에서 "20개를 때리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택근이 "목표가 왜 이리 작은 거냐. 니 등번호가 52번이니 올해는 우선 25개를 치고, 나중에 52개를 목표로 하라"고 했단다. 이미 자신이 잡은 첫번째 목표는 달성을 했고, 이제 박병호는 선배가 제시한 두번째 목표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해왔으나 전반기 말미에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 프로 8년차지만 박병호에게 올해는 주전으로 경기에 나서는 첫 풀타임 시즌이다. 처음 경험하는 풀타임 시즌이다보니 시즌이 중반에 접어들자 체력적인 부담이 왔다. 더구나 박병호는 1,2군을 오가던 LG시절처럼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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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삼성전에서 홈런을 때린 후 한 달 넘게 1홈런에 그쳤다. 허리 통증이 있었고, 스윙 스피드가 떨어져 뜻한대로 타구가 날아가지 않았다. 첫 풀타임 시즌에 거침없이 질주하던 박병호 앞에 장애물이 나타난 것이다. 첫 경험이다보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박병호는 컨디션이 떨어졌던 이 시기에 중요한 사실을 터득했다. 집중력이 있는 훈련 못지 않게 중요한 게 효율적인 휴식이라는 걸 말이다.
박병호는 "스윙 속도를 회복하기 위해 우선 훈련량을 줄이고 많이 쉬었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큰 도움이 됐다. 이 기간에 휴식을 취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쌓았다"고 했다.
보통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 한다는 7,8월 혹서기 박병호는 오히려 힘을 내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무려 6개의 홈런을 쏟아냈다. 후반기 12경기 타율이 3할4푼9로 본인의 시즌 타율을 한참 웃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