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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크 논란 잠재운 김병현, 공격적 피칭 진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6-26 21:52


넥센 김병현이 특유의 역동적인 모션으로 투구를 하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보크 논란'도 김병현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김병현이 국내 데뷔 첫 연승 기록을 이어갔다. 김병현은 26일 목동 두산전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4안타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지난 20일 잠실에서 만났던 두산과 다시 상대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올리며 2연승을 달렸다. 김병현은 투구 도중 두산측의 보크 어필로 인해 다소 흔들릴 소지도 있었지만, 6회까지 공격적인 피칭으로 맞혀잡기를 해가며 두산 타자들을 압도했다. 6일만의 등판에서 효과적인 투구수 관리를 통해 제 몫을 했다는 점에서 선발로 롱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도 볼 수 있다.

세트포지션, 보크 논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두산의 3회초 공격이었다. 김병현은 1회 두산 김현수에게 투런홈런을 얻어맞고 먼저 2점을 내줬으나, 타선이 1회말 5점을 뽑아줘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그런데 3회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 고영민을 우전안타로 내보낸 뒤 1번 최주환과 맞선 김병현은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138㎞짜리 직구를 던졌다. 최주환이 커트를 해내 파울이 됐다. 이때 두산 덕아웃에서 김진욱 감독이 어필을 위해 뛰어나갔다. 박근영 구심을 향해 김병현의 투구가 보크가 아니냐는 어필을 한 것이다. 세트포지션에서 축이 되는 오른발을 투구판에서 살짝 떼었다 다시 밟고 던지기 때문에 보크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대기심판으로 경기를 기켜본 최규순 심판원이 기자들에게 직접 설명을 했다. 최 심판원은 "그동안 김병현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두산측의 어필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김병현이 발을 살짝 떼었다가 다시 투구판을 딛고 던지는 것은 일관성 있는 습관이기 때문에 보크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즉 상대를 속이거나 기만하기 위한 반칙투구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김병현은 적어도 올시즌 국내에 들어와서 이같은 폼으로 던져왔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뜻이다. 박근영 구심도 이같은 내용을 김 감독에게 설명을 했으며, 김 감독은 이내 수긍을 하고 다시 벤치로 돌어갔다.

급할수록 정면승부

투구폼 또는 보크와 관련해 상대의 갑작스런 어필이 있을 경우 웬만한 투수라면 심리적으로 흔들릴 소지가 있다. 제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철저한 코너워크로 타자를 상대하게 된다. 신중을 기하더라도 흔들린 마음을 안정시키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하지만 김병현은 신중보다는 더욱 공격적인 승부를 택했다. 최주환을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던진 것이 복부를 가격해 사구가 됐다. 계속된 1사 1,3루서 윤석민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1점을 내준 김병현은 김현수를 상대로 또다시 사구를 내줬다. 몸쪽 공이 김현수의 오른쪽 종아리를 스쳤다. 2사 1,2루의 추가 실점 위기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김병현은 김재환에게 143㎞짜리 직구를 한복판으로 찔러넣어 3루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김병현은 경기 후 보크 논란에 대해 "상대의 항의 내용이 보크인지도 몰랐다"고 했다.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상대는 또 두산이다

6일전 두산 타자들은 김병현을 상대로 6이닝 동안 4안타 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김병현의 공격적인 볼배합을 이겨내지 못하고 성급한 승부로 일관하다 1득점하는데 그쳤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김병현을 상대한 두산 타자 24명중 절반인 12명이 2구 이내에 방망이를 돌린 것이 이를 증명한다. 공격적인 피칭이 제대로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 김병현은 또 6이닝 동안 70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가운데 직구를 약 59%인 41개나 던졌다. 직구 말고는 커브(7개), 슬라이더(10개), 체인지업(6개), 투심(6개) 등을 던졌다. 4회 1사 1루서는 허경민을 상대로 132㎞ 낮은 슬라이더를 던져 유격수앞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를 넘겼다. 직구 위주로 가다 변화구를 결정구로 던지는 변칙 볼배합에 두산 타자들이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정민태 투수코치는 "1회 두산 타자들이 직구 타이밍을 잡고 나온 상황을 간파하고, 결정구를 변화구 패턴으로 바꾸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그의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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