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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크 논란'도 김병현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두산의 3회초 공격이었다. 김병현은 1회 두산 김현수에게 투런홈런을 얻어맞고 먼저 2점을 내줬으나, 타선이 1회말 5점을 뽑아줘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그런데 3회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 고영민을 우전안타로 내보낸 뒤 1번 최주환과 맞선 김병현은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138㎞짜리 직구를 던졌다. 최주환이 커트를 해내 파울이 됐다. 이때 두산 덕아웃에서 김진욱 감독이 어필을 위해 뛰어나갔다. 박근영 구심을 향해 김병현의 투구가 보크가 아니냐는 어필을 한 것이다. 세트포지션에서 축이 되는 오른발을 투구판에서 살짝 떼었다 다시 밟고 던지기 때문에 보크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대기심판으로 경기를 기켜본 최규순 심판원이 기자들에게 직접 설명을 했다. 최 심판원은 "그동안 김병현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두산측의 어필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김병현이 발을 살짝 떼었다가 다시 투구판을 딛고 던지는 것은 일관성 있는 습관이기 때문에 보크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즉 상대를 속이거나 기만하기 위한 반칙투구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김병현은 적어도 올시즌 국내에 들어와서 이같은 폼으로 던져왔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뜻이다. 박근영 구심도 이같은 내용을 김 감독에게 설명을 했으며, 김 감독은 이내 수긍을 하고 다시 벤치로 돌어갔다.
급할수록 정면승부
상대는 또 두산이다
6일전 두산 타자들은 김병현을 상대로 6이닝 동안 4안타 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김병현의 공격적인 볼배합을 이겨내지 못하고 성급한 승부로 일관하다 1득점하는데 그쳤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김병현을 상대한 두산 타자 24명중 절반인 12명이 2구 이내에 방망이를 돌린 것이 이를 증명한다. 공격적인 피칭이 제대로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 김병현은 또 6이닝 동안 70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가운데 직구를 약 59%인 41개나 던졌다. 직구 말고는 커브(7개), 슬라이더(10개), 체인지업(6개), 투심(6개) 등을 던졌다. 4회 1사 1루서는 허경민을 상대로 132㎞ 낮은 슬라이더를 던져 유격수앞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를 넘겼다. 직구 위주로 가다 변화구를 결정구로 던지는 변칙 볼배합에 두산 타자들이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정민태 투수코치는 "1회 두산 타자들이 직구 타이밍을 잡고 나온 상황을 간파하고, 결정구를 변화구 패턴으로 바꾸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그의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