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10구단 창단 유보, 구단 이기주의 끝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6-19 12:05 | 최종수정 2012-06-19 15:50


구본능 KBO 총재를 비롯한 이사들이 회의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향후 몇 년간 프로야구의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게 됐다. 제10구단 창단 결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따라 9개 구단 체제가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10구단 창단 승인에 관해 논의했으나 당분간 결정을 유보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류대환 KBO 홍보지원부장을 통해 "10구단 창단을 충분한 준비없이 진행할 경우 53개에 불과한 고교야구팀으로는 선수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그에 따른 프로야구의 질적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며 "향후 고교야구팀의 증대, 신인 지명제도 보완 등으로 아마야구의 전반적인 여건 성숙과 구장 인프라 개선 등 제반 여건을 조성한 후 10구단을 창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이어 "향후 10년간 고등학교 20개팀, 중학교 30개팀 창단을 목표로 아마야구 저변을 확대하고, 신규 창단 팀과 기존 팀 지원을 위해 스포츠토토 수익금과 KBOP 수익금의 일부, 야구 발전기금, 포스트시즌 수익금의 일부를 활용해 'Baseball Tomorrow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류 부장은 브리핑을 마친 뒤 "당분간 10구단 창단은 이사회 안건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제반 여건이 어느 정도 마련된 후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논의될 수 있다. 그렇다고 무기한 유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급격하게 분위기가 좋아진다면 다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상 10구단 창단을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이사회가 10구단 연기 사유로 든 인프라와 아마야구 저변 미약 등은 9구단 NC 다이노스를 창단시킨 것과 모순되는 논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날 이사회에는 구본능 KBO 총재와 양해영 사무총장, 8개 구단 사장단 등 10명의 이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사회는 10구단 창단 유보 이유에 대해 인프라 부족과 경기의 질적 하락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기존 구단들의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사회가 끝난 뒤 미디어 브리핑에는 단 한 명의 이사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 동안 10구단 창단에 반대한 구단으로 롯데, 삼성, 한화 등이 거론됐다. 이들 '반대파' 구단들은 10구단 창단에 긍정적 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구단을 상대로 불가 이유를 놓고 적극적인 설득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의 경우 통신 라이벌 기업이 수원을 연고로 10구단을 창단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태도를 반대로 적극 바꾸고, KIA는 호남 연고지인 전북에 새로운 팀이 나선다는 자체를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어쨌든 프로야구는 내년 시즌부터 기약없이 홀수팀인 9개팀 체제로 파행 운영을 할 수 밖에 없게 됐다. 한 팀은 3연전, 또는 2연전 동안 쉬어야 하기 때문에 프로야구의 최대 가치이자 생명인 '지속성'이 향후 상당 기간 동안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결국 기득권층의 자본과 힘의 논리에서 '전국민적 희망'이 무시된 꼴이 되고 말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스포츠 많이본뉴스
1.

[포토] 황민경 꽃다발 선물에 미소짓는 김연경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