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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로또'가 터졌다. 선수를 영입한 롯데도 "이렇게 잘해줄지는 몰랐다"고 할 정도다. 개막 후 4경기에 출전, 모든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3승을 챙긴 롯데의 새 외국인투수 쉐인 유먼이 2012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유먼도 쉽게 영입한 것은 아니다. 좌완투수가 필요한 팀들이 유먼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국내팀으로는 KIA와 두산, 그리고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도 유먼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KIA는 도미니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유먼이 뛰는 실제 모습을 관찰하기도 했다.
결국 롯데가 잘한 것은 빠른 선택과 결단이었다. 장원준의 공백으로 생긴 좌완선발 요원을 찾는다는 확고한 방침 아래 빠른 속도로 계약을 진행했다. 다른 구단들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이 일종의 모험을 선택한 셈이다.
물론 롯데도 영입 전 걱정이 있었다. 두 가지였다. 첫째는 몸쪽공이었다. 이 부장은 "도미니카 독립리그와 대만리그에서 뛰던 영상을 보니 몸쪽공을 못던졌다. 좌완이 우타자 몸쪽공을 못던진다면 위력이 반감된다. 다른 팀들도 이점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부장이 도미니카 윈터리그 경기를 인터넷 생중계로 지켜보던 이 부장이 우연히 유먼의 등판 경기를 보게 됐고 달라진 유먼의 모습을 두눈으로 확인했다. 몸쪽공을 거침 없이 던지고 있었다.
두 번째는 인성이었다. 이 부장은 "유먼이 이런 구위를 갖고도 메이저리그에 못간 것은 배트 스피드가 빠른 미국 타자들의 스타일과 궁합이 안맞은 부분도 있지만 결국 흥분하는 성격 때문이었다"고 했다. 미국야구는 선수들의 인품을 매우 중요시 한다. 실제 용병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로페즈(SK), 트레비스(전 KIA) 등이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하는 것도 결국 욱하는 성질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롯데도 이점을 걱정했다. 하지만 동료들과 프런트의 도움이 있다면 충분히 커버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치밀한 분석도 더해졌다. 미국 현지 인터뷰 동영상을 자세히 살펴보니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 출신의 엘리트답게 말투가 굉장히 점잖고 고급스러웠다. 여기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최종 판단을 했다고 한다.
유먼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정적인 무기가 또 하나 있었다. 바로 부산의 야구열기다. 유면은 미국 루이지애나 출신이다. 굉장히 쾌활하고 긍정적인 성격이 루이지애나 출신의 특징이라고 한다. 이런 유먼에게 만원관중으로 꽉찬 사직구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줬다. 많은 팬들 앞에서 야구를 하는게 꿈이었던 유먼에게 롯데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렇게 유먼은 사직구장에 만원관중을 모아놓고 29일 LG를 상대로 1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