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먼, 정민철 이어 18년만의 1안타 무4사구 완봉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2-04-29 17:10


롯데 유먼이 완벽한 피칭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29일 LG와의 홈게임서 유먼이 마지막 타자를 잡으며 완봉승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롯데가 4월의 마지막 경기에서 기분 좋은 결과물을 얻었다. 29일 LG와의 홈게임에서 승리하면서 팀승률 6할6푼7리로 첫 한달을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이날 선발투수 유먼이 보여준 피칭이 롯데에겐 큰 수확이다. 유먼은 9이닝 동안 1안타 7탈삼진 무4사구 완봉승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03개. 시즌 3승째.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다. 5회에 정의윤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게 유일한 피안타였다. 2회에 김일경이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때 1루를 밟은 것과 정의윤의 안타를 빼면 LG 타선이 이렇다할 기회조차 잡지 못한 것이다.

1안타 무4사구 완봉승, 정민철 이어 역대 두번째 투수

1안타 무4사구 완봉승은 프로야구 통산 3호째 기록이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가 현역때인 94년 6월17일 대구 삼성전, 같은해 9월23일 대전 해태전에서 이같은 기록을 세웠다. 선수 기준으론 유먼이 역대 두번째인 셈이다.

올해 프로야구 첫 완봉승이다. 완투는 두산 니퍼트와 KIA 윤석민이 한차례씩 기록했었다. 팀과 9이닝 기준으로는 지난해 5월28일 광주 KIA전에서 고원준이 9이닝 완봉승을 거둔 뒤 처음이다. 그후 6월30일 사직 KIA전에서 역시 고원준이 완봉승을 기록했는데 당시엔 비로 인한 7이닝 완봉승이었다.

유먼은 4경기에서 3승, 방어율 1.53이란 놀라운 성적으로 4월을 마쳤다.

짧은 팔스윙, 타이밍 잡기 어려워

유먼은 외국인투수이면서도 피칭 동작이 간결하다. 제구력도 수준급이다. 특히 던지는 왼쪽 팔의 스윙이 짧고 빠르게 돌아나오기 때문에 왼손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어렵다. 다른 투수들의 직구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타격 준비동작을 취하면 타이밍이 늦다는 얘기다.


직구가 좋았다. 이날 유먼은 최저 140㎞에서 최고 149㎞의 포심패스트볼을 자유자재로 뿌렸다. 같은 직구라도 상황에 따라 스피드 조절을 한 셈이다. 9회에도 145㎞가 나왔다. 직구 외에 슬라이더와 서클체인지업을 섞었는데 특히 최고 137㎞가 나온 체인지업이 효율적으로 작용했다. 슬라이더와 서클체인지업은 공의 방향성이 상반되기 때문에, 두 구질을 잘 써먹었다는 건 오른손타자와 왼손타자 모두에게 강점을 보였다는 걸 의미한다.

숨은 조력자, 강민호의 리드

포수 강민호의 리드도 좋았다. 강민호는 "유먼이 직구 스피드가 크게 빠르지 않아도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보였다. 칠테면 치라는 식으로 직구 위주로 공격적인 리드를 했다. 볼끝이 너무 좋아서 잘 먹혔다"고 말했다. 포수는 투수와의 호흡이 잘 맞으면 타석에서도 힘을 낸다. 이날 강민호가 2점홈런을 터뜨린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유먼은 경기후 "직구와 서클체인지업이 특히 좋았는데, 모든 공이 원하는 방향대로 잘 들어갔다. 정의윤에게 맞은 안타는 땅볼을 유도하려 했던 게 운이 없어 안타가 됐다. 신경쓰지 않는다. 공수에서 우리 팀원들이 열심히 해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먼 개인에게도 매우 기쁜 날이었다. 아마추어때를 제외하면 프로선수로서 개인 첫 완봉승이기 때문이다. 롯데 주형광 투수코치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잘 잡으면서 카운트 싸움에서 유리했다. 워낙 자신있게 직구를 던졌다. 제구가 자유자재로 됐다는 게 고무적이다. 부상없이 한시즌을 치르면 적어도 13승 이상은 충분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부산=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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