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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가 중요하다. 엉망이 될 경우 자칫 트라우마가 시즌 내내 이어질 수도 있다.
LG 에이스 주키치가 올시즌 첫 만남에서 'KIA 징크스'를 떨쳐내지 못했다. 주키치는 13일 잠실 KIA전에 선발 등판했다. 개막전 삼성전 시즌 첫 승리(6이닝 1실점) 이후 올시즌 두번째 선발 등판.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6⅔이닝 동안 9안타 2볼넷을 내주며 5실점. 4-5로 뒤진 7회 2사후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LG 타선이 8회 동점을 만들어 패전은 면했다.
주키치는 국내 데뷔 첫해인 지난해 KIA전에 유독 약했다. 3경기에서 3전패. 15⅔이닝 동안 14실점(13자책)으로 평균자책이 무려 7.47에 달했다. 지난해 10승8패 평균자책 3.60이었음을 감안하면 주키치에게 KIA는 그야말로 악몽같은 상대였다.
주키치의 KIA전 고전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중심에는 이용규-김선빈의 단신 테이블세터가 있다. 큰 키(1m95)의 높은 타점과 크로스 각도로 던지는 주키치로선 작고 끈질긴 두 타자에게 고전하며 밸런스를 잃은 탓이 컸다. 실제 지난해 주키치는 이용규(5타수2안타 2득점) 김선빈(5타수2안타 1득점)으로 약했다.
주키치가 선발 등판하자 이날 선 감독은 김선빈을 2번에 배치해 이용규-김선빈 테이블 세터를 구성했다. 주키치는 이날도 이용규를 상대로 4타수2안타, 1타점, 1득점을 허용했다. 전날까지 15타수2안타(0.133)으로 부진하던 이용규는 주키치를 상대로 슬럼프 탈출의 계기를 마련. 김선빈에게도 3타수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50% 출루를 허용했다.
주키치의 'KIA전 딜레마'. 올시즌 작별을 고하기 위해서는 이용규-김선빈 봉쇄가 우선 과제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