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발동건 이택근, 그가 다시 뛰는 이유는?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2-04-03 13:55 | 최종수정 2012-04-03 13:56


지난달 2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시범경기에서 1회 안타를 치고 나간 넥센 이택근이 박병호 타석 때 1루에서 상대 배터리의 움직임을 살펴보며 리드하고 있다. 목동=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지난달 2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전 5회말 1사 1,2루에서 적시타를 터트린 이택근. 목동=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지난 겨울 LG에서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로 복귀한 이택근의 존재는 특별하다. 넥센이 어려웠던 시절 LG로 트레이드 했던 이택근을 다시 불러들인 것은 올시즌 성적에 대한 기대치뿐만 아니라, 구단 이미지 제고까지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3번 타자로 낙점된 이택근은 올해 넥센 타선의 구심점이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팀의 리더 역할과 함께 공-수-주 3박자를 모둔 갖춘 이택근에게 큰 기대를 갖고 있다.

LG에서 뛴 이택근과 넥센으로 복귀한 이택근, 확실하게 다른 점이 있다. 도루에서 극명하게 갈린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호타준족 이택근은 2009년 자신의 한시즌 최다인 43개의 도루를 했다. 그해 이대형(LG·64개) 정근우(SK·53개)에 이어 도루 부문 3위에 올랐다. 그런데 최근 2년 간 도루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2010년 14개, 지난해 10개에 그쳤다. 소속팀 감독이 이택근에게 기대하는 성적은 3할 타율에 도루 20개 이상. 타율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도루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시범경기에서 이택근은 최근 2년과 달랐다. 시범경기 9경기에 출전해 5차례 도루를 시도해 4번 성공했다. 나란히 5개를 기록한 이대형 김주찬(롯데)에 이어 도루 3위다.


지난달 18일 청주구장에서 벌어진 시범경기 한화전 때 타석에 들어선 넥센 이택근. 청주=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3.18.
이택근이 이번 시범경기에서 적극적으로 뛴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2년 간 발목을 무릎과 허리 부상을 털어냈다. 부상에 대한 부담이 줄면서 몸이 가벼워졌다. 이택근은 시범경기 동안 "몸이 최상의 상태다"고 했다.

김시진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도루에 대해 따로 강력하게 주문하는 것은 아니다. 김시진 감독은 "사실 한 팀에 도루가 가능한 선수는 4~5명 정도다. 이택근에게 도루 시도를 많이 하라고 따로 주문한 적은 없다. 본인이 몸 상태가 좋아 의욕적으로 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이택근의 경우 알아서 스스로 상대 타자의 투구폼을 훔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택근 또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시범경기부터 뛰는 습관을 들이려 도루를 많이 시도했다. 올해는 많이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택근의 올해 도루 목표는 20개 이상. 다른 팀에 비해 비교적 타선의 무게가 떨어지는 넥센으로선 이택근의 발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