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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아파 죽겠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평소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다. 예를 들면 누가 봐도 감독으로서 골치 아픈 상황이지만 "괜찮다. 문제 없다"며 웃어 넘기고 마는게 양 감독이다.
현재 마운드 상황을 놓고 보면 스프링캠프에서 양 감독이 구상한대로 이뤄진 것이 거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5선발이다. FA로 영입한 이승호와 정대현이 속을 썩였다. 5선발 1번 옵션은 이승호였으나 정대현이 무릎 수술로 휴업에 들어가며 이승호가 본래 자리인 불펜으로 돌아갔다. 5선발 후보는 김수완과 이용훈. 문제는 두 사람이 시범경기에서 나란히 부진에 빠졌다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부진이 아니다. 구위가 나쁘면 모르겠는데 두 사람 모두 실전에만 들어가면 자신의 공을 뿌리지 못한다. 자신감의 문제다. 두 사람은 지난 시즌에도 5선발 후보로 거론됐지만 결국 자리를 잡는데 실패했던 전력이 있다. 양 감독은 "지금은 5선발을 누구라고 정할 수 없다"며 "일단 정규시즌 경기에 돌아가며 투입을 해볼 것이다. 이용훈과 김수완 뿐 아니라 이경우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5선발 테스트가 조금 더 이어진다는 뜻이다.
불펜도 골치다. 이승호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다. 양 감독은 "부진도 부진이지만 이승호가 연습투구중 손가락 부상까지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페이스라면 개막전에 정상적인 출격이 불가능하다. 고질적인 허리통증이 재발됐던 강영식도 부상을 털고 29일 부산 넥센전에 시험등판 했지만 변화구 제구가 전혀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양 감독은 "결국 김성호, 박동욱, 김성배가 필승조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당초 이 세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1군에서 활약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던 양 감독이지만 이제는 이 세 사람에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마음이 급한 양 감독은 30일 넥센전에 부상 재활중이었던 최대성을 불러 시험등판 시킨다.
라이언 사도스키, 쉐인 유먼 두 용병 투수도 시범경기에서 난타를 당해 걱정이다. 단 용병 문제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지켜볼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구종 테스트 등에 집중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